[이·팔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에 레바논서도 1만9000여명 피란길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빈번해지면서 이스라엘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 등지에서도 2만명 가까운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이달 8일 이후 현재까지 레바논에서 1만9천646명의 국내 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모함메달리 아부나젤라 IOM 대변인은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사건들의 증가'로 이런 상황이 초래됐다면서 "국경에서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피란민)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피란민 대다수는 무력충돌이 벌어지는 남부에서 발생했지만 여타 지역에서도 일부 피란길에 오른 사례가 있다고 IOM은 덧붙였다.

이중 6천명가량은 국경에서 18㎞ 거리의 항구도시 티레로 향해 임시수용시설에 머물고 있다.

티레 출신 의회의원인 이나야 에제딘은 가뜩이나 경제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피란민이 다수 발생한 탓에 이들을 부양하는 일가친척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년째 국정이 마비된 가운데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레바논 정부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 당국은 레바논과 가까운 자국 북부의 수십개 마을 주민들을 후방으로 피란시키는 조처를 취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달 7일 자국을 기습공격해 1천400여명을 살상하자,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를 보복 폭격하면서 지상군 투입을 준비 중이다.

이에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국경 너머에서 이스라엘군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는 등 행태를 보여 이번 전쟁이 레바논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아왔다.

헤즈볼라는 이달 7일 이후 현재까지 소속 무장대원 2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장병 7명이 사망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