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자 테너' 보스트리지 "음악과 전쟁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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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9일 '힉엣눙크!'서 강연…14일에는 세종솔로이스츠와 '일뤼미나시옹' 협연
"브리튼이 창조한 '소리'와 랭보가 창조한 '시어'가 만나는 현장 즐기길"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유명한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59)가 한국에서 특별한 무대에 선다.
다음 달 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6회 힉엣눙크!페스티벌'의 시작을 여는 강연 무대다.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이 축제는 매년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21세기 현재의 시대 정신을 반영해왔다.
힉엣눙크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영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보스트리지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스물아홉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성악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 석사와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옥스퍼드대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다는 이력도 잘 알려져 있다.
보스트리지는 2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때로는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영역처럼 보이는 음악과 인문학을 탐구하는 일의 가치를 묻자 "인문학과 음악, 두 가지 모두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은 지극히 인간의 영역인 동시에 인간을 초월하는 무언가이기도 하다.
인간과 인간적이지 않은 두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인류의 역사나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도덕적인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또는 미래에 어느 곳을 향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인문학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래식 음악은 가장 깊은 인간의 사유와 감정을 다룬다.
이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인문학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반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대곡 '전쟁 레퀴엠'으로 유명한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에서 물꼬를 튼다.
보스트리지는 "작곡가인 브리튼과 전쟁의 연관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브리튼은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로 경력 초기부터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직접 작품에 담았다"며 "강연 내용은 요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만 귀띔하겠다"고 말했다.
보스트리지는 강연뿐 아니라 축제 프로그램으로 다음 달 14일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와의 공연에서도 음악과 인문학의 만남을 선사한다.
이 공연에서 보스트리지는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을 노래한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인 랭보의 동명 시집에서 발췌한 9개의 산문시에 브리튼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보스트리지는 "'일뤼미나시옹'은 환각적 이미지로 가득하고, 관능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어둡다.
인간사를 거울처럼 온전히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성악 작곡에 능했던 브리튼은 언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일뤼미나시옹'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랭보를 조명하면서도 (뜻을 몰라도) 소리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냈다"며 "관객들이 브리튼이 창조한 '소리'의 세계가 랭보가 창조한 '시어'의 세계와 만나는 현장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여러 단체와 이 곡을 연주했는데 연주마다 해석이 다르다"라며 "예전보다 제 목소리가 더 어둡고 커진 점이 음악에 변화를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브리튼이 창조한 '소리'와 랭보가 창조한 '시어'가 만나는 현장 즐기길"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유명한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59)가 한국에서 특별한 무대에 선다.
다음 달 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6회 힉엣눙크!페스티벌'의 시작을 여는 강연 무대다.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이 축제는 매년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21세기 현재의 시대 정신을 반영해왔다.
힉엣눙크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영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보스트리지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스물아홉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성악가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 석사와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옥스퍼드대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쳤다는 이력도 잘 알려져 있다.
보스트리지는 2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때로는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영역처럼 보이는 음악과 인문학을 탐구하는 일의 가치를 묻자 "인문학과 음악, 두 가지 모두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은 지극히 인간의 영역인 동시에 인간을 초월하는 무언가이기도 하다.
인간과 인간적이지 않은 두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인류의 역사나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도덕적인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또는 미래에 어느 곳을 향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인문학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래식 음악은 가장 깊은 인간의 사유와 감정을 다룬다.
이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인문학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반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은 대곡 '전쟁 레퀴엠'으로 유명한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1913∼1976)에서 물꼬를 튼다.
보스트리지는 "작곡가인 브리튼과 전쟁의 연관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브리튼은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로 경력 초기부터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직접 작품에 담았다"며 "강연 내용은 요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만 귀띔하겠다"고 말했다.
보스트리지는 강연뿐 아니라 축제 프로그램으로 다음 달 14일 열리는 세종솔로이스츠와의 공연에서도 음악과 인문학의 만남을 선사한다.
이 공연에서 보스트리지는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을 노래한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인 랭보의 동명 시집에서 발췌한 9개의 산문시에 브리튼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보스트리지는 "'일뤼미나시옹'은 환각적 이미지로 가득하고, 관능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어둡다.
인간사를 거울처럼 온전히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성악 작곡에 능했던 브리튼은 언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일뤼미나시옹'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랭보를 조명하면서도 (뜻을 몰라도) 소리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냈다"며 "관객들이 브리튼이 창조한 '소리'의 세계가 랭보가 창조한 '시어'의 세계와 만나는 현장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여러 단체와 이 곡을 연주했는데 연주마다 해석이 다르다"라며 "예전보다 제 목소리가 더 어둡고 커진 점이 음악에 변화를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