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범죄 증가세…내근 경찰관 줄여 현장 투입 취지 무색
지하철 범죄 느는데 지하철경찰대 없애려는 조직개편
코로나19 이후 지하철 범죄가 급증하는데 경찰청이 전국 지하철경찰대를 대거 해체 또는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마련된 경찰청 조직개편안에는 부산을 포함한 대구, 인천, 경기남부, 경기북부경찰청 산하의 지하철경찰대가 모두 해체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2월 창설된 부산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 1호선 서면역에 사무실을 두고 총 12명의 인력이 주요 환승역이나 승객이 많이 몰리는 이른바 혼잡역에서 범죄예방, 순찰 활동을 벌여왔으나 내년 정기인사 때 해체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경찰대는 인력 50%가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경찰대 해체·축소로 확보되는 인력은 형사기동대로 통합돼 일선 치안 활동에 투입된다.

경찰청의 이런 방침으로 코로나19 이후 증가 추세인 지하철내 범죄에 대한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지하철 범죄는 2019년 2천755건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2020년 2천673건, 2021년 2천619건으로 다소 감소했다가 지난해 3천378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는 2천660건으로 재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지하철 범죄 증가 추세는 부산, 대구 등 타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증가하는 지하철 범죄에 대응하려면 지하철경찰대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경찰청의 조직개편은 이와 상반되게 추진되고 있다.

내근직을 줄여 현장 치안을 강화하겠다는 경찰청의 조직개편안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있다.

지하철경찰대 대부분은 지하철역에서 순찰, 범죄예방 활동을 하는 외근직이기 때문이다.

지하철경찰대 해체 소식에 부산교통공사도 우려를 표명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경찰대 존재만으로도 큰 범죄예방 효과가 있었고 현재 민간인 신분의 보안관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사법권이 없어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은 신설되는 형사기동대가 지하철역 등 다중밀집 장소의 치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직개편안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