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경, 사우디 CO 재활용 시장 진출
무기소재 전문기업 태경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축수와 이산화탄소 재활용 시장에 진출한다. 태경그룹의 친환경 기술을 네옴시티에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태경그룹은 사우디 해수담수화청(SWCC)과 해수 담수화 농축수 활용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태경그룹과 사우디가 공동 추진하기로 한 프로젝트는 사우디의 담수화 과정에서 나오는 농축수를 활용해 시멘트 폐기물에서 고순도 탄산칼슘을 뽑아내는 기술이다. 양측은 태경그룹의 농축수 및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CCUS)을 활용해 2년 전부터 해수담수화 농축수, 산업부산물과 온실가스를 활용한 탄산칼슘 생산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는 탄소중립과 신재생 소재 개발이라는 경제성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 파일럿 공장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사우디 현지의 실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담수 생산국인 사우디는 도시별 물 사용량의 50~90%를 해수담수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를 주관하는 압둘라 이브라힘 알 압둘카림 담수청 총재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사진)과 만나 신기술을 중심으로 협력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태경그룹 관계자는 “CCUS 기술로 탄산칼슘을 1t 생산할 경우 440㎏의 이산화탄소 포집효과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로서 네옴시티에 적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개최된 ‘사우디 물포럼(Saudi water forum)’에는 네옴프로젝트 내 탄산칼슘 공장 설립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경그룹은 이번 MOU를 통해 탄산칼슘에 이어 마그네슘 생산까지 기술 영역을 확대해 사업 범위를 다각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간 마그네슘은 대부분 광산에서 채광된 광물을 열처리 가공해 추출한 탓에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바닷물에 함유된 마그네슘을 고순도로 추출하면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동행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김 회장은 “MOU를 통해 사우디 담수청과의 공동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공동 개발을 넘어 태경그룹의 기술이 네옴시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