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내년 4월 30일까지…컬러와 흑백 작품 71점 선봬

현대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84)의 사진전이 내달 부산에서 개막한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내달 3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랄프 깁슨의 감각적 사진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폴리티컬 앱스트랙션'(Political Abstraction) 전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전시에는 컬러와 흑백 작품 71전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 작품은 랄프 깁슨이 세계를 여행하며 촬영했으나,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나 장소성을 특정하지 않는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현실을 추상화하는 방식, 즉 그의 '시각적 시그니처'를 잘 드러내 보인다.

'현대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 부산서 내한 전시
'앵글과 곡선의 조화', '빛과 어둠의 대조', '형태 또는 패턴의 이중 배치'로 하나의 이미지에 대한 몰입보다는 두 이미지 간의 관계성을 보여준다.

모든 작품은 라이카 모노와 M240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됐는데 전시 작품은 이후 사진집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랄프 깁슨은 1939년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출생했다.

아버지가 영화 거장 히치콕의 조감독이었이던 인연으로 유년 시절에 영화 세트장을 방문했고 각종 단역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 경험을 통해 카메라 렌즈의 힘과 빛의 강렬함에 감명받았다고 한다.

그는 17세 때 해군 사진병으로 근무하면서 사진을 배우기 시작해 도로시 랭, 로버트 프랭크 등 유명 사진가의 조수 생활을 했다.

'현대사진의 거장' 랄프 깁슨 부산서 내한 전시
그는 사실을 전달하는 전통적 사진기법에서 벗어나 일상적 문제, 꿈과 욕망, 불확실한 현실 등 추상적 문제를 간결하지만 대담하게 또한 신비감을 주는 이미지로 표현했다.

랄프 깁슨은 30대 초반 '몽유병자'(1970)라는 단출한 사진집 하나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이후 '데자뷰'(1972), '바다에서의 날들'(1974)을 연이어 내놓음으로써 세계적 사진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전시에서는 랄프 깁슨이 내한해 내달 3일 오후 3시 아티스트 토크 시간을 갖는다.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2022년 10월 1일 부산 해운대구 중동 1로 37번길에 개관했다.

그의 이름을 가진 사진관으로서는 세계 최초다.

이곳은 그를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몽유병자'를 비롯한 초기 대표 시리즈부터 최신작까지 65년간 창작한 약 1천점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