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과 성질 비슷…해독에 탁월·날 음식에 살균 작용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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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⑭ 알싸한 향에 매운맛 가득한 '생강'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삼황오제'(三皇五帝) 중 한 명이었던 신농은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약초를 찾아다녔다.

그는 눈에 보이는 약초마다 일일이 맛보고 기록했는데 어떤 때는 하루에 70번 이상 중독되기도 했다.

하루는 신농이 이름 모를 버섯을 맛보다 중독되는 바람에 배를 가르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주변에 온통 뾰족한 잎에 맑은 향기가 풍기는 식물이 가득해 그 식물의 작은 잎사귀 한 개를 따 입에 넣었다.

그러자 맵고 시원한 느낌과 함께 잠시 후 통증이 없어졌다.

이후 신농은 다시 한번 생(生)명을 얻게 해줬다는 의미에서 자기 성인 '강'(姜)과 조합해 이 식물에 생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생강은 동남아가 원산지인 채소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자라는 다육질 덩어리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꽃이 피지 않으나 열대지방에서는 8월에 20㎝ 정도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꽃이 핀다.

한약재의 약 50%에 사용되고 있는데 독을 억제하면서 대추와 함께 쓰면 원기를 높이고 속을 덥게 하며 작약과 함께 쓰면 경맥을 따뜻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⑭ 알싸한 향에 매운맛 가득한 '생강'
이 정도면 '약방에 감초'라는 표현을 '약방에 생강'이라 바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인도 의학서적 아유르베다(Ayurveda)도 생강을 '신이 내린 치료제'라 칭했다.

생강 특유의 알싸한 향과 강렬한 매운맛은 '진저롤'과 '시네올'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들 성분은 얼얼한 맛을 내는 캡사이신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 널리 쓰이다 보니 중국에는 '생강 농사를 짓는 사람은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동양의학에서 생강은 몸살감기 초기 땀을 내는 용도, 소화계를 따뜻하게 하면서 구토나 구역질, 기침을 멎게 하는 용도는 물론 신농과 관련한 설화에서 알 수 있듯 해독작용에도 탁월한 약재로 다뤄졌다.

현대에는 생각에 포함된 '진저롤'과 '시네올' 성분이 티푸스와 콜레라균 등에 강한 살균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당에서 회나 일식을 먹을 때 생강을 함께 내주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생선 비린내 제거와 함께 살균 작용까지 더하는 과학적 배경이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⑭ 알싸한 향에 매운맛 가득한 '생강'
또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활성산소에 의한 유전자 손상을 막아 항암 및 종양 억제 효과가 뛰어나다.

이밖에 혈중 콜레스테롤 제거, 백혈구 수 증식, 담즙 분비 촉진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이 때문에 생강은 암 환자들이 꼭 섭취해야 할 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미시간대학 암센터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생강을 복용시킨 결과 대부분 호전됐다는 임상 연구도 있다.

영어로 생강은 'Ginger'라 표현하는데 미국에서는 빨간 머리에 주근깨를 가진 사람을 비하하는 속어로 쓰이기도 한다.

서구권에서 생강은 매운 음식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데 빨간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다혈질이 많다는 속설과 결합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주로 재배되며 경남은 합천, 함양, 산청 등 지역에서 소규모로 기르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생강은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차로 마시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맛을 내는 데 쓰이기도 한다"며 "섭취할 때 꼭 소량을 섭취해야 하며 지나치게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로우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⑭ 알싸한 향에 매운맛 가득한 '생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