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포근한 '블론드 재즈'의 디바, 스테이시 켄트 7년 만에 내한
따뜻한 음색으로 낭만을 노래하는 재즈 디바 스테이시 켄트가 7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 한층 짙어진 음색과 역량을 재즈 트리오로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기획사 재즈브릿지컴퍼니에 따르면 켄트는 다음달 1일 오후 7시 30분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2016년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 뒤 7년만이다. 그는 색소포니스트 짐 톰린슨, 피아니스트 아트 하라하라와 트리오를 이뤄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공연에서 켄트는 2021년 발매한 '송 프롬 아더 플레이스' 수록곡을 비롯해 다음달 10일에 발매하는 음반 '서머 미, 윈터 미'에 담긴 노래를 들려준다.

켄트는 담백하고 따뜻한 음색이 돋보이는 보컬로 평가받는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흑인 여성 보컬과 달리 섬세하면서도 청아한 음색을 낸다. 이 덕분에 미국 재즈 스탠더드부터, 프랑스 샹송, 브라질 보사노바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한다. 평단에서는 켄트의 노래를 두고 '블론드 재즈(백인의 재즈)'라 평가한다.

듣기 편안한 노래 스타일 덕에 대중성도 확보했다. 세계 최대 음원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켄트 노래의 재생횟수는 총 4억회를 넘어선다. 음반 판매량은 200만장을 웃돈다. 지금껏 내놓은 음반으로 골드(50만장 이상 판매), 플래티넘(100만장 이상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켄트는 재즈계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브리티시 재즈 어워드(British Jazz Award)' 최우수 보컬상(2001), 'BBC 재즈 어워드' 최우수 보컬상(2002), 'BBC 재즈 어워드' 올해의 음반상(2006), '재즈 재팬 어워즈'(2018),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엘라 피츠제랄드상(2023) 등을 수상했다.
살랑살랑 포근한 '블론드 재즈'의 디바, 스테이시 켄트 7년 만에 내한
그는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뮤즈로도 유명하다. 이시구로는 2002년 켄트 음반의 라이너 노트(음반 해설지)를 써준 뒤 지금까지 켄트의 노랫말을 써왔다. 노벨상을 탔을 당시에도 둘은 재즈송 '불렛 트레인'을 선보였다. 인간 심리의 심연을 건드리는 이시구로의 가사와 켄트의 담백한 음색이 어우러진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시구로와 합을 맞춘 곡 '아이 위시 아이 쿠드 고 트레블링 어게인'을 들려줄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