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 주요 보직 쓸 때 대개 비슷한 문제 나와"
이균용 낙마엔 "입맛 맞는 사법부 구성하려는 당리당략"
한동훈, 인사 검증 비판에 "기계적 자료 수집…개선점 찾겠다"(종합2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고위 공직 후보자의 인사 청문 과정에서 재산 신고 누락, 과거 발언 등 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가부 판단을 하지 않고 자료를 수집하는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인사 검증단이 일차적으로 (문제가 된 자료를) 수집해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인사정보관리단이 아니라 인사참사관리단"(민주당 김영배 의원)이라며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한 장관은 인사정보관리단의 역할에 대해 "프로토콜(정해진 절차)에 따라 기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의견 없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넘긴다"며 "추천이나 비토 기능까지 행사하면 권한 남용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6일 낙마한 이균용 전 후보자에 대해서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자료를 수집하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판단하는 구조로 진행됐다"며 "대법원장은 사법부 제청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기 때문에 과거에도 정부 측에서 검증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후보자 임명안이 부결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입맛에 맞는 사법부를 구성하기 위한 당리당략적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당시 '투명성 제고'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인사 검증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한 장관은 비상장 주식 미신고 사실 등을 인사 검증 과정에서 사전에 확인했는지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특정한 검증 대상에 대해 검증에 관여한 사람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객관적인 자료 수집 업무를 통상적으로 했다"고만 답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기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대통령실에 넘기는 수준이면 인사정보관리단이 아니라 인사자료수집단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인사 검증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반복하는데 검증단을 설치하려 했을 때 설명한 것과 장관의 태도가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김영배 의원은 "(인사 검증 대상자의 답변 내용에 대해) 기본 확인도 안 하느냐.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이 "그러면 압수수색을 하느냐", "국세청에 그런 자료를 요구할 만한 권한이 인사 검증 과정에 있다면 그것은 사찰의 영역까지 가는 것"이라고 맞서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장관은 공직 후보자에게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지적에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주요 보직에 쓸 때는 대개 비슷한 문제가 나오게 돼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자였던) 정순신 씨 학폭 사건 같은 경우 분명히 놓쳤는데 그런 부분이 아니라면 (놓치는 일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며 "저희가 맡고 있는 범위에 대해 설명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있다면 달게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공직 후보자) 질문을 보강하고 홈페이지에 새로 게시한 것으로 안다"며 "비슷한 방식의 개선으로 나아질 점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