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이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이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보고 있지만 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은 Fed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잭슨홀 미팅 이후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Fed 통화정책 수순을 9월 금리 동결, 11월 금리 인상, 내년 1월 금리 인하로 예상하고 있지만 8월 고용지표와 8월 소비자물가 결과를 통해 Fed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올해 6월 이후 실질정책금리와 금융여건지수를 통해 Fed가 금리 인상 중단을 할 투자환경이 마련된 점과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높이지 않기 위해서는 9월이 금리 인상 중단의 최적 시점이라고 봤다. 그는 "Fed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확신을 준 것이 9월 FOMC"라며 "이를 염두에 둔다고 하면 시장이 지금처럼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IT·커뮤니케이션 등 주목…나스닥지수 추종 ETF 추천"

문 연구원은 증시가 9월은 부진했으나 10월에 다시금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 섹터로는 올해 주도 섹터인 IT, 커뮤니케이션, 경기 소비재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정책 테마로는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제약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월에 S&P500은 4800선까지 오른 뒤 2~3개월 조정을 거쳐 내년 1월에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Fed는 내년 5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그 기대감이 내년 1분기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선을 위해서라도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도 증시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주가를 올려야 표심을 집결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대선 전까지는 증시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과거를 봐도 집권 3년차 때 증시 주익률이 가장 좋았고 차순위는 집권 4년차였기에 이러한 요인도 증시가 상승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2006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올해로 18년차를 맞은 베테랑이다. 입사 초기에는 경제연구소에서 자산배분 전략을 담당했고 이후 리서치센터로 옮겨 글로벌전략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다. 해외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을 위해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문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단기 투자로 큰 수익을 얻기 어렵다며 일정 기간을 꾸준히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짧은 순간으로 보면 돈을 번 것 같지만 나중에 결과를 놓고 보면 꾸준히 투자하는 게 훨씬 얻어가는 과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팬데믹 기간에 주식 시장에 들어와 돈을 번 투자자들 중 대부분은 순전히 운이었다"며 "반대로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는 농부의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미국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추천했다.

문 연구원은 "정기예금, 나스닥지수 추종 ETF, S&P500지수 추종 ETF에 각각 투자해 10억원을 모으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각각 36년, 14년, 18년이 소요된다"며 "나스닥지수 추종 ETF에는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안정적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정 테마 쏠림 한미 비슷하지만 색 달라…기회왔을 때 잡아라"

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이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문남중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연구원이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특정 테마에 대한 쏠림이 컸다. 문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도 특정 섹터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색은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쏠림 현상이 다른 섹터로 확산되면서 지수도 오르지만 한국은 개인들 위주 장세가 이어지다보니 오르는 섹터만 오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와 기업실적 회복 강도를 고려하면 특정 섹터와 종목 중심의 주가 차별화와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쏠림 현상으로 수반되는 변동성은 상승 추세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수익률이 높은만큼 변동성과 가격 하락 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나 펀더멘탈이 뒷받침된다는 쏠림현상으로 발생되는 역효과에 주목하기보다는 왜 특정 섹터와 종목에 투자자들이 주목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 답은 해당 산업의 성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술적으로는 올랐을 때 매도하고 나중에 더 저렴해지는 시점에 매수하는 것이 맞지만 실전에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득시무태(得時無怠 ; 좋은 시기가 찾아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한자성어처럼 기회는 잘 오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잘 붙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증시가 추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둔다고 하면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