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가 띄운 이란산 드론에 유럽제 부품 가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이란제 드론에서 유럽산 부품이 수십개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주요 7개국(G7)에 제출한 47페이지 분량의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날린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에는 소방 기업이 제조한 부품 57개가, '샤헤드-131'에는 52개가 장착돼 있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이들 드론으로 지난 3개월간 600회 이상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드론에 들어간 유럽제 부품 제조업체로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의 폴란드 자회사를 비롯한 5개 유럽 기업이 지목됐다.

이 가운데는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일본, 폴란드 등지에 본부를 둔 기업도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설명했다.

모두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국가다.

구체적으로 보면 샤헤드-136에는 영국계 다국적 기업을 모회사로 둔 한 독일 기업이 폴란드에서 제조한 연료 펌프가 탑재됐다.

샤헤드-131에서는 스위스 기업이 만든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 칩과 네덜란드 회사가 제조한 전원관리 회로가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관련해 해당 문서에서 서방 기업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란 드론 제작에는 구입 가능한 상업적 부품이 대부분 사용됐으며 이들 부품은 공급 관련 통제가 거의 없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란, 시리아에 있는 드론 생산 시설과 러시아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제조 공장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가해달라고 서방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파괴 수단을 제공해주면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이 작업(드론 시설 공격)을 직접 수행할 수 있다"라고도 제안했다.

이란제 드론 부품 제조업체로 지목된 기업들은 이란이나 러시아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사 기술 도용이나 우회 판매로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