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 후 비지정 해변서 사고 속출…안전 표지판·구조함 설치 필요
'수영금지' 안내판에도 바다 '풍덩'…안전 사각지대 사고 우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로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수욕장 폐장 후에도 강원 해변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수영 등을 금지하는 위험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다에 들어가 조개잡이, 서핑 등을 하다가 고립되거나 표류·익수하는 사고로 이어져 관리 당국의 적극적인 안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오후 4시 13분께 고성군 토성면 오호리 죽도 인근 해상에서 30대 A씨가 물놀이하다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곳은 북쪽으로는 송지호 오토캠핑장해변, 남쪽으로는 송지호해변 사이에 있으며 죽도와 30∼60㎝의 얇은 모래 퇴적지형으로 연결된 해변이다.

이곳은 백사장이 돌출돼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인 죽도로 쉽게 건너갈 수 있어 보이지만, 섬과 백사장 사이가 좁아 물결이 만나는 지점에서 너울성 파도가 강하게 치고 조류가 매우 강해 위험하다.

이런 탓에 익수·표류·고립 사고가 지속해 발생하지만, 해수욕장법을 적용받지 않는 비지정 해변인 탓에 지정 해변과 견줘 안전관리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수영금지' 안내판에도 바다 '풍덩'…안전 사각지대 사고 우려
비지정 해수욕장은 애당초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지 않은 해변으로, 모래벌판이 있어 언뜻 해수욕장처럼 보이지만 해수욕을 즐길 수 없는 '해변'에 불과해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맨눈으로 지정·비지정 해변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 같은 달 2일 오후 2시 35분께 튜브를 타고 물놀이하던 관광객 1명이 죽도 앞 해상에서 표류해 해경에 구조됐고, 지난달 26일 낮 12시 46분께 같은 곳에서 3명이 물에 빠져 2명은 구조되고 1명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0년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한 해변에서 모래놀이하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6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해수욕장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형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수영금지' 안내판에도 바다 '풍덩'…안전 사각지대 사고 우려
올해도 해수욕장이 폐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비지정 해변 등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해경은 '너울성 파도·수영금지·사망사고 발생 구역' 등을 알리는 위험안내 표지판과 인명구조함을 백사장 인근에 각각 추가 설치해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했다.

또 백사장 인근 숙박업체 관계자·마을번영회와 안전 홍보물, 위험정보 제공 등 사고 예방 민·관 합동 홍보방안을 협의하고 위험구역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갯바위, 방파제, 비지정 해변 등 사고 위험성이 높은 연안해역에 위험예보 '관심' 단계를 발령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지자체 관계자는 "수십 곳에 달하는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담당자가 적고, 폐장 기간 비지정 해변까지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사고 빈발 지역에 표지판 등을 추가 설치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