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에 불붙으면 ABC 말고 K소화기…젖은 수건·배추도 효과
최근 부산 한 음식점에서 가열된 식용유에 붙은 불을 업주가 ABC 분말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아 큰 피해가 발생했다.

소화기를 뿌렸지만 진화하지 못한 이유에 궁금증이 남는다.

이에 대해 부산소방재난본부는 화재 원인에 맞는 소화기를 사용해야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할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

튀김이나 전 등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을 많이 하는 추석 연휴에는 식용유나 기름을 사용하면서 불이 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부산소방재난본부의 설명이다.

부산에서 지난 10년간 추석 연휴에 발생한 화재는 하루 평균 5.8건에 달했다.

일반적인 화재에 사용하는 ABC 분말 소화기는 일반화재(A), 유류 화재(B), 전기화재(C)에 주로 사용한다.

과열된 식용유나 기름에서 비롯된 불에 ABC 분말 소화기로 진화하면 전혀 불길을 잡을 수 없다.

주방 화재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K급 소화기다.

주방의 영어 단어인 기친(Kitchen)의 앞 글자에서 따온 이 소화기는 강화액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발화점 이상으로 달궈진 식용유 온도를 30도 정도 낮추고, 식용유 표면에 유막을 형성, 산소공급을 차단해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불을 끌 수 있다.

K급 소화기는 나무, 종이 등 일반적인 가연성 물질로 발생하는 A급 화재에도 사용할 수 있다.

정희석 부산 남부소방서 현장대응 계장은 "K급 소화기가 없을 경우 물기를 짜낸 젖은 수건으로 불길을 덮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여의치 않으면 배추, 상추 등 큰 잎 채소로 불길을 덮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