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주장에 러시아는 화상회의 참석 동영상 반박
우크라 국방장관, 명확한 입장 내놓지 않아
죽었나 살았나…러 흑해함대 사령관 '폭사설' 진실 공방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흑해가 새로운 전선으로 부각한 가운데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의 폭사설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빅토르 소콜로프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이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성명으로 나왔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달 22일 러시아 흑해함대를 겨냥한 공습에서 적의 손실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확보했다"며 "소콜로프 사령관을 포함한 34명의 장교가 사망하고 다른 군인 10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특수작전군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 본부가 재건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흑해함대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는 주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세바스토폴 공습을 담은 비디오 영상에 적어도 1기의 공중 무기가 함대 본부로 보이는 건물에 명중해 창문을 날려버린 모습이 담겼고 다른 영상에는 지붕 일부와 건물 여러 층이 파손된 모습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콜로프 사령관이 폭사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하루 만에 진위가 불투명해졌다.

러시아 국방부가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주재한 화상회의에 소콜로프 사령관이 참석한 동영상을 국영 TV 등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영 매체는 이 회의가 개최 당일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국방부가 소콜로프 사령관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동영상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자국군의 사기 등을 고려해 우크라이나의 폭사설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죽었나 살았나…러 흑해함대 사령관 '폭사설' 진실 공방
러시아 국방부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우크라이나는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지만 사령관 폭사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인정하지도 않았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성명에서 소콜로프 사령관에 관한 정보를 명확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작전군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흑해함대 사령관이 사망자 중에 한명"이라며 "시신이 조각나며 훼손된 탓에 많은 사망자의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공습의 정확한 결과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CNN 방송 인터뷰에서 소콜로프 폭사설과 관련해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그는 소콜로프 사령관이 사망했다면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고 CNN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