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만 한 게임 따내…중국, 열광적 홈 팬 응원에 고품격 탁구로 화답
[아시안게임] 남자탁구, 중국 '만리장성' 또 못 넘고 단체전 8회 연속 은메달
한국 남자 탁구가 '만리장성'에 흠집 하나만 내고 8회 연속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주세혁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에 딱 한 게임만 따내고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 탁구는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이번까지 8회 연속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 여덟 차례 결승전에서 한국은 늘 중국에 졌다.

남자 단체전 8연패를 이룬 중국은 5회 연속 단체전 남녀 동반 우승도 이뤄냈다.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중국은 일본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날 출전한 임종훈(17위·한국거래소), 안재현(38위·한국거래소), 박강현(176위·한국수자원공사)에 더해 장우진(13위), 오준성(97위·미래에셋증권)이 은메달을 목에 건다.

2006년 6월생으로 만 17세인 오준성은 한국 남자 탁구 사상 최연소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시안게임] 남자탁구, 중국 '만리장성' 또 못 넘고 단체전 8회 연속 은메달
아울러 아버지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감독과 함께 '부자 메달리스트'가 됐다.

오 감독은 현역 시절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7개와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이날 중국 전열의 판전둥, 왕추친, 마룽은 차례로 단식 세계 랭킹 1∼3위인 최강자들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많이 앞서는 중국 선수들은 6천900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자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차원이 다른 탁구'를 펼쳐 보였다.

중국 선수들은 절대 공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득점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앞서나가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기어이 역전극을 펼쳐 보였다.

승부처에서 더 강한 중국 탁구의 매서운 집중력은 항저우에서도 빛났다.

한국 선수가 앞서나갈 때면 여지없이 '자여우'(加油·힘내라) 소리가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한국은 1단식에 나선 임종훈만 한 게임을 따냈을 뿐, 다른 선수들은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매치를 내줬다.

임종훈은 2게임 2-7로 뒤지던 게임을 11-8로 뒤집는 등 선전했으나 결국 왕추친의 각도 깊은 백핸드를 당해내지 못하고 1-3(9-11 11-8 5-11 10-12)으로 패했다.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 토너먼트에서 중국 선수를 상대로 1게임이라도 따낸 선수는 임종훈이 유일하다.

안재현은 판전둥에게 0-3(6-11 10-12 3-11)으로, 박강현 역시 마룽에게 0-3(3-11 10-12 6-11)으로 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