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접전 끝 김태훈에 패해 AG 출전 불발…"스스로에 아쉬웠어"
이제 목표는 올림픽…"커리어 그랜드슬램, 꼭 달성하고 싶어"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이 돌아본 5년 전 그때…"분한 마음에 독하게"
한국 태권도 겨루기의 간판으로 우뚝 선 장준은 5년 전 국가대표 선발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장준은 홍성고 재학 중이던 2018년 5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경량급 간판이던 김태훈(수원시청)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김태훈은 2차 결승전에 연장까지 치르고도 12-12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감점 수가 적어 힘겹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땄다.

이때 태극마크를 아쉽게 놓친 장준은 5년 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기어코 금메달을 땄다.

25일 오후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이란의 마흐미 하지모사에이나포티를 누르고 드디어 5년 전 꿈꾸던 그 자리에 섰다.

"그때 못 나가서 아시안게임에 대한 열망이 정말 컸어요.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그래서 더 독하게 준비했어요.

"
시상대에 서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장준은 라커룸으로 돌아가다가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5년 전'의 아픔 덕에 절치부심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이 돌아본 5년 전 그때…"분한 마음에 독하게"
당시 장준은 '신성'이었다.

나이는 18세였다.

반면 상대인 김태훈은 신체적으로 전성기인 24세의 나이였고, 최고 선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김태훈과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는 사실만으로 장준이 만족할 법하다.

그러나 장준은 "지금 돌아봐도 그때 정말 아쉽게 졌다.

다른 것보다 분한 마음이 너무 컸다.

나 자신에게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장준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11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김태훈과 '복수전'에서 승리하며 세대교체를 알렸고, 이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퍼레이드를 펼쳤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 58㎏급 금메달을 따고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그해 열린 세 차례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모두 우승은 장준에게 돌아갔다.

김태훈이 굳게 지켜온 남자 58㎏급 올림픽 랭킹 1위 자리를 탈환한 날짜는 2019년 10월 1일이다.

장준의 다음 목표는 2024 파리올림픽이다.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5년 전의 아쉬움처럼 장준은 올림픽에 대한 아픔도 있다.

이어지는 우승 행렬에 장준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에 꼽혔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이 돌아본 5년 전 그때…"분한 마음에 독하게"
그러나 장준에 목에 건 메달은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이었다.

남자 58㎏급 4강전에서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에게 19-25로 져 결승행이 불발됐다.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헝가리의 오마르 살림을 46-16로 꺾은 덕에 시상대에는 올랐다.

장준은 "내년에 올림픽이 있다.

올림픽 랭킹포인트를 쌓았고, 순위도 관리해서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파리 올림픽에 꼭 출전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준의 목표는 뚜렷하다.

태권도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모두 우승하는 위업을 일컫는다.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문대성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유일하게 이뤘다.

장준은 "아시안게임도 우승했으니 이제 남은 건 올림픽뿐"이라며 "꼭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