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국 체육상도 관람…방철미, 취재진에 "트레이닝, 트레이닝"
[아시안게임] 북한, 방철미에 높은 기대…응원단에 취재진도 출동
항저우 아시안게임 북한 복싱 대표팀의 에이스 방철미의 첫 경기는 북한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을 잘 보여줬다.

24일 저녁 8시15분 여자 복싱 54㎏급 임애지(화순군청) 선수와 16강 시합이 열린 항저우 체육관.
선수단 객석에는 경기 전 일찌감치 북한 선수 10여명이 자리를 잡고 응원 준비를 했고,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은 김일국 체육상도 귀빈석에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에서는 방 선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북한 취재진의 분주한 모습도 포착됐다.

이런 큰 관심은 북한에서 방 선수에게 거는 '금메달' 기대와 함께, '남북대결'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됐다.

임 선수가 소개될 때 표정 변화 없이 가만히 자리에 앉아만 있던 관중석의 북한 선수들은 방 선수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일어나 손뼉을 치며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3라운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방 선수의 주먹이 적중할 때마다 북한 선수들은 일어나 "잘한다, 잘한다"라며 박자에 맞춰 환호했고, 임 선수의 주먹에 방 선수가 충격을 받았을 때는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경기는 방 선수가 임 선수에 우세한 경기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방 선수는 걸으면서 가볍게 샌드백을 치는 시늉을 하며 옅은 미소와 함께 "트레이닝, 트레이닝"이라는 말만 남기고 취재진을 지나쳐갔다.

그의 뒤를 따르던 북한 팀 코치가 "다음 경기 봐야 한다"고 했다.

방 선수는 수건을 둘러쓴 채 경기장으로 돌아와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살펴왔다.

금강산체육단 소속의 방철미는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51㎏급 우승자로, 지난해 북한의 '공화국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8년과 2021년, 2022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선수'에도 뽑혔다.

방 선수는 전날 아시안게임 개회식에는 사격의 박명원과 함께 북한 대표팀의 기수로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