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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중 관계 중시, 韓 정책에 반영하라"는 시진핑의 선 넘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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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양국 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한계도 분명히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리창 중국 총리를 면담한 지 보름여 만의 한·중 만남은 그 자체로 양국 간 소통이 최고위급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한 총리가 방한을 요청하기도 전에 시 주석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한 대목에선 중국 측의 관계 개선 노력도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의전도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몇몇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기대와 대중 환상은 금물이라는 점도 새삼 확인됐다. 시진핑은 한 총리에게 “중·한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기 바란다”고 했다.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한 정책 변경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 발언에선 한국을 하대하는 듯한 시진핑 특유의 인식이 달라지지 않았음이 고스란히 감지된다. 대만해협의 현상 파괴를 꾀하고 남중국해 통행의 자유를 위협한 자신들의 억지에 굴복할 것을 재차 요구한 모양새다.

    관계 소원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는 행태도 여전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에 대한 선린우호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마치 한국이 대중 적대 외교를 한다는 말 같다. 선후가 바뀌었다. 유엔 제재마저 무력화할 만큼 북핵을 두둔하는 이중 플레이와 6년째 사드 보복을 이어가면서 양국 간 선린우호를 말하는 게 사리에 맞나. “함께 다자주의와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을 수호하자”는 제안 역시 액면 그대로 들리지 않는다. 툭하면 자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 해온 당사자가 누구인가. 진정 호혜적인 한·중 관계 재구축을 원한다면 “중국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할 것”이라며 선 넘는 발언을 쏟아낸 주한대사에게 책임부터 물어야 한다.

    한국 외교도 중국의 무례를 자초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안달할수록 중국은 시진핑 방한을 대단한 양보 카드인 양 악용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이나 방중했음에도 9년이나 방한하지 않은 점을 상기시키고 당당하게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시진핑 방한을 국내 정치적 이해와 연계하는 ‘소국 외교’는 한·중 관계 왜곡을 고착화하고 국격 파괴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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