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최초 입상 등 여자 근대5종 '선봉장'…한국 선수단 첫 메달 영광도
[아시안게임] '등록선수 29명' 여자 근대5종 기둥 김선우의 뜻깊은 은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4일 개인전 은메달로 대한민국의 첫 입상 소식을 전하고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선우(경기도청)는 한국 여자 근대5종을 이끌어 온 핵심 멤버다.

초등학교 시절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을 먼저 했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운동 신경이 빼어났던 그는 한 명의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사격+육상)을 모두 하는 근대5종을 고교 때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1996년생인 그는 2012년부터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고등학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땐 한국의 사상 첫 여자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태는 값진 경험을 했다.

201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7년까지 2연패를 달성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만한 경쟁력을 보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13위로, 당시 한국 여자 선수 올림픽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2018년 5월엔 헝가리 케치케메트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3차 대회에서 3위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월드컵 입상 기록을 남기는 등 역사를 써 내려왔다.

[아시안게임] '등록선수 29명' 여자 근대5종 기둥 김선우의 뜻깊은 은메달
김선우와 한 살 많은 선배 김세희(BNK저축은행)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한국 여자 근대5종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전만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김세희가 은메달, 김선우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땐 김세희가 여자부 최고 성적을 11위로 갈아치웠고, 김선우는 17위에 자리했다.

이들이 국제 무대에서 선전을 이어가며 단체전이 부활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개인·단체전 석권을 바라봤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이 승마에서 잇단 불운으로 점수를 획득하지 못해 메달 경쟁에서 멀어진 사이 김선우가 자존심을 세웠다.

마지막 종목인 레이저 런 중간에 선두로 치고 나가며 한국 여자 근대5종의 사상 첫 개인전 우승을 노려봤으나 사격에서 주춤하며 2위로 들어온 김선우는 아쉬움의 눈물을 쏟아냈지만, 한국의 이번 대회 첫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아시안게임] '등록선수 29명' 여자 근대5종 기둥 김선우의 뜻깊은 은메달
도쿄 올림픽 때 전웅태(광주광역시청)의 사상 첫 동메달로 새로운 역사가 열리며 근대5종 '황금 세대'가 부각되곤 했으나 한국 근대5종의 저변은 여전히 얕다.

전웅태나 김선우 같은 뛰어난 소수가 한 종목의 위상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홈페이지 현황에 따르면 여전히 일반부 등록 선수는 100명이 채 되지 않고, 이 중 특히 여자부는 29명에 불과하다.

이런 한국 여자 근대5종의 명맥을 잇는다는 책임감은 김선우가 달리는 원동력이다.

이날 은메달 획득 뒤 김선우는 "근대5종이 세계 무대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 관심과 응원을 주시고 오늘도 (취재진이) 많이 와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계속 근대5종을 많이 알려 더 많은 분이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