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원회에 동료의원 3명 포함…시민단체 "재발 방지책 마련해야"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 맡은 아파트가 구청 공모사업 선정돼 물의
현직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를 맡고 있는 아파트가 관할 구청이 주관한 공동주택 지원 사업에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대상을 선정하는 심의위원회 위원에는 동료 구의원이 3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24일 대구 북구청·의회 등에 따르면 김상혁 구의원은 겸직 신고를 하지 않고 지난해 9월부터 북구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직을 맡아왔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문제점을 지적하자 김 구의원은 지난달 구의회 의장의 권고로 1년 만에 사직했다.

김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로 있었던 아파트는 지난 4월 북구청으로부터 공동주택 지원사업에 선정돼 1천400만원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10년 넘은 공동주택의 노후 시설 수리·보수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당시 27곳이 지원해 21곳이 선정됐다.

김 구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에서 "아파트 입주자 대표직이 겸직 신고 대상이라는 걸 몰랐는데 주민들이 부탁해서 했다.

공동주택 지원사업은 그전부터 아파트에 수리가 급한 구조물이 있어 준비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민 간에 불화도 너무 많아 힘들었는데 겸직인 걸 알았으면 안 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당시 대상을 선정한 공동주택지원 심의위원회 위원 11명 가운데 구의원이 3명(김순란, 이상봉, 한상열)이나 있어 불공정 논란도 제기된다.

다만 해당 구의원들은 모두 "김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인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북구청 측은 사업 지원서를 받을 당시 김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구의원들이 심의위원회에 참가해 행정 업무에 관여하게 되면 이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서를 받은 후 김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북구청도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워 보인다"며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의원이 입주자 대표 맡은 아파트가 구청 공모사업 선정돼 물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