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표단 신임장 경합…총장이 결정할 문제 아냐"
니제르 군정, 유엔 사무총장 비난…"총회 연설 막았다"
군사정변(쿠데타)으로 정권을 장악한 서아프리카 니제르의 군정이 총회 연설을 막았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정은 공영 TV에서 읽은 성명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78차 유엔총회에서 니제르의 온전한 참여를 방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군정은 이를 유엔 사무총장의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나라의 위기를 종식하기 위한 노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유엔 총회에서 니제르 대표단은 쿠데타 이전 유엔 주재 대사였던 바카리 야우 상가레 군정 외무장관이 이끌고 있다.

그러나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 군부에 의해 축출돼 가택연금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 정부도 유엔에 대표단 파견을 신청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회원국으로부터 대표단 신임장이 경합할 경우 사무총장은 이 문제를 총회 신임장 위원회에 전달할 뿐"이라며 "사무총장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회 신임장 위원회는 이 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아직 열지 않았고, 이에 따라 니제르 대표자가 총회 연설자 명단에 추가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니제르 군정은 "구테흐스 총장의 주권국에 대한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니제르 군정은 지난달 '3년 내 민정 복귀'를 제안했으나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이를 거부하고 민정 이양 전 과도정부의 통치 기간을 9개월로 제안하는 등 양측의 협상은 아직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쿠데타 직후 비난 성명을 낸 ECOWAS는 지난달 10일 긴급정상회의를 열어 니제르의 헌정 질서 복구를 위한 군사 개입에 대비하도록 대기 병력의 배치를 승인했다.

이에 니제르 군정은 지난 16일 최근 2년간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인접국 말리, 부르키나파소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등 역내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