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정부여당 지지 분위기' 속 쓴소리도…"국회의원 특권 너무 많아"
20대 '특정 정당' 지지 안 해…"무효표 던질 것" 반응도
[르포] "대구 살리려면 총선 잘 치러야"…추석 앞둔 대구서문시장
"대구를 살리려면 내년 총선을 반드시 잘 치러야 합니데이."
추석 연휴 전 마지막 주말을 앞둔 22일 오전 대구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을 찾았다.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이날 최대 화두는 전날 국회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소식이었다.

군데군데 모인 상인들은 이 대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유튜브로 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눈을 떼지 않았다.

서문시장 입구는 한 보수단체 회원들의 이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로 시끌시끌했다.

골목에서 수선집을 하는 이인안(70)씨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 질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시끄럽기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이 하는 일이 잘 되려면, 대구를 살리려면 국민의힘이 총선을 잘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 A씨는 "국회의원이 그동안 지나치게 많은 특권을 누린 것"이라며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는 법원에서 다투면 될 일"이라고 했다.

[르포] "대구 살리려면 총선 잘 치러야"…추석 앞둔 대구서문시장
이날 만난 서문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내년 4월 총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로 민주당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연령대별로 정부·여당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미묘한 차이가 났다.

좌판을 깔고 생선을 팔던 김외숙(68)씨는 "민주당에서 내로남불 모습을 보여준 의원들이 너무 많지 않았나"라며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말이 많은데 장사에 영향은 없다.

손님들 사이에서 '그래도 먹어야죠'라는 반응은 있다"고 전했다.

상인 나영희씨에게 국민의힘의 'TK 전략 공천설'에 대한 의견을 묻자 "대구의 일은 대구 사람이 하는 게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누구든지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고 지금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르포] "대구 살리려면 총선 잘 치러야"…추석 앞둔 대구서문시장
몇몇 상인들은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내놨다.

선거나 명절을 앞두고 반복되는 정치인 방문에 "신물이 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간담회를 가진 날이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50대 이씨는 "대구가 보수의 성지라고 하지만 정치인들이 와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게 뭐가 있냐"며 "정부·여당이 대구 경북에 무엇을 해줬나"라고 했다.

그는 "그렇다고 민주당이 좋은 것도 아니다"며 "언제부턴가 TV를 틀면 여야가 싸우는 모습만 보인다.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정오를 넘자 서문시장은 시민들로 붐볐지만 상인들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30대 B씨는 "코로나19 때보다 경기가 더 안 좋다.

주로 음식을 파는 노점상을 이용하러 오는 거지 물건을 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 이후에 정부·여당에서 서문시장 상인들에게 무슨 도움을 줬는지 모르겠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르포] "대구 살리려면 총선 잘 치러야"…추석 앞둔 대구서문시장
같은 날 경북대 북문 앞에서 만난 20대들은 특정 정당에 지지를 나타내지 않았다.

대학생 김성룡(24)씨는 "당장 내일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 무효표를 던질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정책을 통과시킨 게 많다"며 "정부·여당도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민주당 탓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경북대 신입생 김모씨는 "정치권에서 내놓는 청년 정책 중에 와닿는 게 없다"며 "상대적으로 어느 당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특별히 지지하는 당은 없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