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시 주석과 한국 고위급 간 회담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난 후 10개월 만이다.

22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23일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참가국 오찬에 참석한 후 개막식에 앞서 시 주석과 만나는 방안을 중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추진 중이고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간과 의제 등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시 주석이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지도자들을 위한 환영 연회와 양자회담 등의 행사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시 주석과 만나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와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6일에는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차관보급 회의도 열린다. 2019년 12월 중국 청두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3국 정상회의가 이르면 올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국 고위급 간 회담이 성사된 것은 한국과 중국 모두 경색된 양국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밀착하는 국면에서 한·중 관계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중국 역시 한·미·일 협력 강화에 따른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과 고위급 소통을 이어왔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자신이 직접 정부 대표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한·중 관계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하나의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