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엔저에도 금융정책 변경 안해…"정책위원 9명 의견 일치"
일본은행, '대규모 금융완화' 지속…장기금리 상한 1% 유지(종합)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2일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에 열린 직전 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올려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했으나, 이번에는 이를 변경하지 않았다.

우에노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포함한 정책위원 9명이 이번 결정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대규모 금융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과 함께 물가가 안정적으로 2% 정도 오르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목표로 삼아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해 왔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12개월 연속 3% 이상 상승했지만, 일본은행은 아직 안정적인 물가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정해두고 이를 초과할 경우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해 왔다.

지난 회의에서는 금융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의 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7개월 만에 상한선을 0.5%포인트(p) 올렸다.

이후 10년물 국채 금리는 오르고, 엔화 가치는 하락하는 엔저 현상이 이어졌다.

일본 채권시장에서는 전날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때 0.745%까지 올라 2013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달러 환율도 전날 지난해 11월 초순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148.45엔을 기록했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이달 초순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마이너스 단기금리 정책의 해제 시기에 대해 "현재는 도저히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당분간 금융완화를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임금 상승을 동반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확신하는 단계가 되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록적인 엔저 움직임에 대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 시세의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외국 통화 당국과) 공유하고 있다"며 엔저가 계속될 경우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