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와 신데렐라는 디즈니가 이 책을 보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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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오토 우벨로데 그림
전영애·김남희 옮김
민음사
1708쪽│5만원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오토 우벨로데 그림
전영애·김남희 옮김
민음사
1708쪽│5만원
백설공주, 신데렐라, 라푼젤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동화계의 고전 <그림 동화> 수록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야기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그림 동화>는 18세기 독일의 야코프 그림과 빌헬름 그림 형제가 썼다. 형제는 모두 언어학자들로 14년간 독일 전역을 돌아다니며 민담을 수집했다. 그들은 농부를 만났고 여염집 부인을 만났고, 하인들도 만났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지금까지 70여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그림 동화>다.
그림 형제는 1812년 제1권, 1815년 제2권을 발표한 이후 여러 차례 수정본을 냈다. 생전 마지막 수정본은 1857년 발표한 7판이다. 이 <그림 동화> 최종 판본을 민음사가 완역으로 출간했다. 표지에 금박을 멋스럽게 입힌 양장본 2권으로, 총 분량은 1700쪽이 넘는다. 이야기 200편이 담겼다. 한국판 정본이라고 할 만하다. <그림 동화>는 1913년 한국 잡지에 일부가 소개된 이후 영어판 중역 등으로 한국 독자들을 만나왔지만, 최종본이 번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양 여성 최초로 독일 최고 문화 훈장 ‘괴테 금메달’을 받은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가 1권과 2권 일부 번역을 맡았다. 김남희 경북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2권 번역에 참여했다. 스위스 민담·동화 연구자 알프레드 메설리 전 취리히대 교수가 전 교수와 김 교수에게 “오래도록 연구해온 <그림 동화>를 한국에서 원형 그대로, 좋은 번역가의 손을 거쳐 출간됐으면 한다”고 부탁하면서 시작된 작업이다.
전 교수는 출간 기념으로 18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들꽃이 많이 피어있는 벌판 하나를 저 혼자 발견해서 어딘가 숨겨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남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번역한 설렘을 전하는 말이었다. “이제 책이 나왔으니 (들꽃들의 벌판을) 가꿔나가야죠? 그러면 또 누군가 만나겠죠.”
국내 최고 괴테 연구가로 알려져 있는 전 교수는 ‘괴테 할머니’로 변신했다. 직접 <그림 동화> 속 이야기 24편을 구연하고 영상으로 촬영했다. 책 속에 이 영상들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심어놨다. 휴대폰 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전 교수의 유튜브 채널 '괴테할머니tv'로 넘어가 어린이 독자들도 책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전 교수는 추천하고 싶은 동화 가운데 하나로 ‘무서움을 배우러 나선 소년 이야기’를 꼽았다. 그는 “제가 이렇게 <그림 동화>를 번역하게 될 줄 모르고 아주 옛날에 제 아이들을 위해 혼자 번역해 들려주곤 했던 이야기”라고 했다.
번역에 참여한 김 교수는 <그림 동화>를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고 표현했다. “종교나 도덕적 가치가 담겨 있는 이야기도 있고,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도 해줘요. 세상에는 미처 설명이 안 되는 것도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어요. 어떨 때는 길고 어떨 때는 시적인 이야기들이 있죠. 모든 지혜가 다 들어가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메설리 교수는 “이 책의 초판 원제는 ‘아이들과 가정을 위한 이야기’”라며 “가정이라는 건 어른까지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루에 수록된 이야기 한 편씩을 읽어나가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보세요, ‘나’라는 존재와 세상을 좀 더 넓게 잘 이해하게 될 겁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동양 여성 최초로 독일 최고 문화 훈장 ‘괴테 금메달’을 받은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가 1권과 2권 일부 번역을 맡았다. 김남희 경북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2권 번역에 참여했다. 스위스 민담·동화 연구자 알프레드 메설리 전 취리히대 교수가 전 교수와 김 교수에게 “오래도록 연구해온 <그림 동화>를 한국에서 원형 그대로, 좋은 번역가의 손을 거쳐 출간됐으면 한다”고 부탁하면서 시작된 작업이다.
전 교수는 출간 기념으로 18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들꽃이 많이 피어있는 벌판 하나를 저 혼자 발견해서 어딘가 숨겨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남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번역한 설렘을 전하는 말이었다. “이제 책이 나왔으니 (들꽃들의 벌판을) 가꿔나가야죠? 그러면 또 누군가 만나겠죠.”
국내 최고 괴테 연구가로 알려져 있는 전 교수는 ‘괴테 할머니’로 변신했다. 직접 <그림 동화> 속 이야기 24편을 구연하고 영상으로 촬영했다. 책 속에 이 영상들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심어놨다. 휴대폰 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전 교수의 유튜브 채널 '괴테할머니tv'로 넘어가 어린이 독자들도 책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전 교수는 추천하고 싶은 동화 가운데 하나로 ‘무서움을 배우러 나선 소년 이야기’를 꼽았다. 그는 “제가 이렇게 <그림 동화>를 번역하게 될 줄 모르고 아주 옛날에 제 아이들을 위해 혼자 번역해 들려주곤 했던 이야기”라고 했다.
번역에 참여한 김 교수는 <그림 동화>를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고 표현했다. “종교나 도덕적 가치가 담겨 있는 이야기도 있고,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도 해줘요. 세상에는 미처 설명이 안 되는 것도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어요. 어떨 때는 길고 어떨 때는 시적인 이야기들이 있죠. 모든 지혜가 다 들어가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메설리 교수는 “이 책의 초판 원제는 ‘아이들과 가정을 위한 이야기’”라며 “가정이라는 건 어른까지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루에 수록된 이야기 한 편씩을 읽어나가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보세요, ‘나’라는 존재와 세상을 좀 더 넓게 잘 이해하게 될 겁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