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KF-16 전투기 이륙 중 기지내 추락…탈출 조종사 무사(종합2보)

'조류 충돌' 가능성 거론…공군 사고대책본부 조사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KF-16 전투기 1대가 21일 오전 8시 20분께 임무를 위해 이륙하던 중 충남 서산 기지 내에서 추락했다.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 1명은 비상 탈출해 무사한 상태이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추락 지점이 기지 내여서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윤서 공군 서울공보팀장은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조종사는) 통상적인 항공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상학 공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있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운항 중 새가 동체나 엔진 등에 부딪히는 현상이다.

공군은 맹금류인 매 울음소리나 '쾅' 하는 폭발음을 녹음해뒀다가 전투기가 이륙하기 전 틀거나, 활주로 주변에 새를 쫓는 임무를 수행하는 조류퇴치반을 운영한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광활한 공군기지에 새들이 모여드는 걸 완전히 막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월 5세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도 비행 중 독수리가 기체 격벽(차단벽)을 뚫고 좌측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가면서 활주로에 비상착륙하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공군 항공기 추락은 지난해 12월 26일 KA-1 경공격기가 추락한 이후 9개월 만이다.

KF-16은 미국 F-16 전투기를 국산화한 부품을 이용해 조립·생산한 전투기다.

작년 11월 19전투비행단 소속 KF-16 전투기가 정비 불량에 따른 엔진 연료펌프 손상으로 추락한 바 있다.

1997년 8월 처음 추락 사고가 발생했으며, 그해 9월 재차 추락 사고가 났다.

두 사고는 연료 도관 부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02년 2월에는 엔진 터빈 블레이드 파손으로 1대가 추락했고, 5년 뒤인 2007년 2월 정비 불량에 따른 추락 사고가 있었다.

또 같은 해 7월 비행 중 착각으로 서해에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 3월 조종사 과실, 2019년 2월 부품 고장으로 각 1대가 추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