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가 이달 23일부터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다.우선 배달 음식 수요가 뛰는 만큼 외식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다음달 3일까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을 대상으로 치킨 교환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행사 기간 앱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여자 축구·야구 등 3개 종목 경기의 결과를 예측하고 응원 메시지를 작성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제품 교환권을 선물한다. 당첨자는 다음달 16일 발표한다.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경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회원 중 추첨을 통해 총 60명에게 제품 교환권을 제공하고, 응원 메시지를 남긴 회원 중 20명에게도 제품 교환권을 준다. 국내 스포츠 팬에게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도미노피자는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8일까지 '파이팅 코리아' 이벤트를 연다. 자체 홈페이지와 앱 등에서 프리미엄 피자(라지사이즈)를 주문한 회원에게 주문 다음날 배달 6000원, 포장 7000원 쿠폰을 지급한다. 편의점업계에서는 CU가 먹거리를 포함한 50여 종 할인행사인 '더 힘차게 대한민국!’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달 말까지 닭강정, 바비큐, 맥반석 구이 등 안주와 육가공류 상품에 대해 할인 및 추가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스낵과 탄산음료 등은 최대 41% 할인 판매한다. 즉석 치킨 상품도 특가로 선보인다. 후라이드 치킨 상품에 대해 2000원 할인을 적용하고 제휴 할인 시 추가 20%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버드와이저와 스텔라 등 일부 맥주품목에 대해서도 묶음 할인 판매한다. 편의점 GS25와 세븐일레븐 역시 일부 맥주에 대해 묶음판매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같이 유통가가 프로모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포츠 경기일 배달 음식을 비롯한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 대표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당시 유통가 곳곳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국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 주문량이 전년 동월보다 37.2% 뛰었다. 편의점 CU에서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기간 경기 시작 1시간 전 매출이 전월 같은 시간 보다 64% 급증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 11월 유통업체 온·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8.4% 증가한 14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상품군별로 식품 매출이 15% 증가해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였다. 산자부는 "월드컵 시즌 대형 할인 행사 프로모션 등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 매출이 각각 8.5%, 8.3% 증가했다"고 밝혔다.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오는 23일 중국에서 통산 세 번째로 막을 올리는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과 폐회식은 두 시간을 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올해 3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은 120분(2시간), 10월 8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폐회식은 이보다 짧은 80분(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45개 참가국 입장 예정 진행 시간은 40분이며 공식 개회 행사 후 문화 공연이 45분간 이어진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 친환경 대회를 열겠다고 다짐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불꽃놀이로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통을 깨고 불꽃놀이를 신기술을 활용한 다채로운 볼거리로 대체하겠다고 공언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개회식 공연은 항저우에서 발견된 5천년 전의 신석기 시대 량주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마스코트인 '충충'(琮琮)과 '롄롄'(蓮蓮), '천천'(宸宸)은 항저우의 세계 문화유산과 상징을 형상화했다. 충충은 량주 문화 유적, 롄롄은 항저우의 심볼인 서호의 연꽃잎을 상징하고, 천천은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대운하에 놓인 다리 이름에서 따왔다. 각 나라 선수단이 한데 엉켜 한꺼번에 입장하는 폐회식 선수 입장은 28분이 소요될 것으로 조직위는 예상했다. 항저우시(市)가 아시안게임 대회기를 2026년 개최지인 일본 아이치현-나고야시에 넘긴 뒤 항저우를 17일간 밝힌 성화가 꺼지는 것으로 폐회식은 마무리된다. /연합뉴스
20일 정오께 중국 항저우 인근 도시 진화의 기온은 35도까지 치솟았다.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황선홍 감독은 이날 선수단을 절반만 데리고 진화체육전문학교 운동장에 나타났다. 전날 쿠웨이트와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기록적인 9-0 대승을 이끈 주축들은 숙소에 뒀다. 각각 3골, 2골, 1골을 넣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영욱(김천), 엄원상(울산)을 비롯해 중원에서 중심을 잡은 주장 백승호(전북), 정호연(광주) 등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은 아직도 여름이 기승을 부리는 중국 남부의 뙤약볕을 피했다. 이들이 시원한 숙소에서 회복에 집중하는 사이 쿠웨이트전을 벤치에서 시작한 10명은 그라운드에 나타난 지 5분도 안 돼 굵은 땀방울이 이마에서 떨어졌다. 이 중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했던 홍현석(헨트), 설영우(울산)도 있었다. 클린스만호에 소집돼 9월 A매치 2연전을 소화한 둘은 실력만 보면 충분히 주전급 자원이지만, 컨디션 관리차 쿠웨이트전은 길게 뛰지 않았다. 스트레칭을 마친 둘은 단거리를 박차는 등 각종 워밍업 훈련에 매진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두 선수를 비롯해 '훈련조'에 당첨된 10명의 선수는 태국과 2차전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가 촘촘하게 배정된 만큼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활약하면서 서로 체력을 보충해줘야 한다. 당장 21일 오후에 예정된 태국전까지 휴식 시간도 단 하루다. 실제로 황 감독은 쿠웨이트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로테이션 가동 여지를 남겼다. 황 감독은 "하루 쉬고 바로 경기를 해야 해 (대표팀) 기술 부서와 면밀히 의논하겠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며 "조별리그 일정에 따라 조금 조절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최준(부산)은 "(이강인을 포함해) 우리 22명의 선수가 모두 다 좋은 선수다. 어느 선수가 빠져도 부족함 없이 경기장에서 다 보여줄 수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앙 수비수 이재익(서울 이랜드)도 "1차전 박진섭과 이한범이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쳐 무실점을 이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먼저 나가는 선수, 뒤에 있는 선수 모두 다 중요하다. 누가 나가도 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내일 경기에 뛰게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