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시트' 홍콩에 중국 본토인들 몰려와…美英 인력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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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인재 비자' 승인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다양성 줄어"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인 이민 물결 속 '중국화' 가속 국가보안법 시행 후 '헥시트'(HONGKONG+EXIT)가 벌어진 홍콩에 중국 본토인들이 대거 몰려온 것이 당국의 자료로 확인됐다.
반면 과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인력의 홍콩 입국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1∼7월 '인재 비자' 승인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5가지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1∼7월 비자를 승인받은 사람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이라고 홍콩 이민국의 자료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모든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틀어 지원자 역시 중국 본토인들이 압도적인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비자 승인을 받은 이들의 10명 중 9명 이상이 중국 본토 출신이라고 전했다.
1∼7월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비자를 받은 중국 본토인은 약 4만7천명으로, 이미 2018년 한해 전체 규모(2만3천명)를 훌쩍 넘어섰다.
2019년 홍콩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반중 정서가 하늘을 찔렀고, 이에 놀란 중국은 이듬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해 시행했다.
국가보안법 제정과 함께 중국과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펼쳐지면서 홍콩에서는 지난 4년간 현지인과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갔다.
지난달 영국 정부는 2021년부터 2년반 동안 특별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에 도착한 홍콩인이 12만3천800명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화'에 속도가 붙은 홍콩에서 짐을 싼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과거 입학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현지 일부 국제학교에서는 외국인 학생 미달 사태마저 벌어졌다.
이러한 '헥시트'에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작년 10월 시정 연설에서 "지난 2년간 노동 인구가 14만 명 줄었다"며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쓸어모으겠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이 대거 떠난 자리를 해외 인재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홍콩은 이후 인재 유치 프로그램 5가지를 적극 추진했다.
이중 지난해 12월 28일 개시한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이는 95% 이상이 중국 본토인으로 집계됐다.
◇ 서구인 등 다른 지역 출신 인재의 홍콩 이주는 '뚝'
그러나 중국인들이 몰려오는 것과 달리 홍콩으로 들어온 다른 지역 출신 인재의 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1∼7월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인력의 취업 비자 승인 건수는 2018년의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SCMP는 전했다.
또 이 기간 캐나다, 프랑스, 인도, 일본 출신자의 홍콩 이주 규모는 2018년의 3분의 1 수준, 한국 출신은 2018년의 5분의 2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출신자의 입국 규모만이 올해 말이면 2018년 수준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가사 도우미의 대다수가 필리핀 출신이다.
비자를 받은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홍콩에 이주하면서 홍콩에 입국한 중국 본토 출신자의 규모는 더 크다.
올해 상반기 피부양자 자격의 '디펜던트 비자'를 받은 이는 4만8천691명인데, 그중 2만2천751명이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이의 가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중국 본토 출신인 것이다.
◇ "홍콩의 다양성, 국제 금융허브 지위 타격"
홍콩대 이민 전문가 에릭 퐁 교수는 과거 홍콩으로 이주하는 중국 본토 출신 인재들은 대부분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출신이고 홍콩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최근에는 그와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최근 홍콩으로 이주하는 본토인들은 중국 여러 지역 출신이고 홍콩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우가 많아 그들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며 "그들이 홍콩 사회에 통합되는 다이내믹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홍콩에 취업한 쓰촨성 출신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왕위(30)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홍콩을 찾았을 때는 자신이 홍콩에서 통용되는 광둥화(캔토니즈)가 아닌 푸퉁화(만다린·중국 표준어)를 구사하는 것이 신경 쓰였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푸퉁화가 훨씬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직장 상사가 베이징 출신으로 영어나 광둥화를 못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홍콩인을 포함해 내 동료 모두가 푸퉁화로 말한다"며 "바깥에 돌아다닐 때는 광둥화로 말하려고 하는데 시장 아주머니들도 내게 푸퉁화로 말한다"고 밝혔다.
퐁 교수는 서구인들의 홍콩 이주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는 홍콩 사회의 특징이었던 다양성과 창의성, 국제 금융 허브의 지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총상회의 패트릭 융 최고경영자(CEO)는 홍콩이 중국 본토 출신 전문직들을 활용해 본토를 오가는 투자 흐름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고 미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출신 인재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인 이민 물결 속 '중국화' 가속 국가보안법 시행 후 '헥시트'(HONGKONG+EXIT)가 벌어진 홍콩에 중국 본토인들이 대거 몰려온 것이 당국의 자료로 확인됐다.
반면 과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인력의 홍콩 입국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1∼7월 '인재 비자' 승인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5가지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1∼7월 비자를 승인받은 사람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인이라고 홍콩 이민국의 자료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모든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틀어 지원자 역시 중국 본토인들이 압도적인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비자 승인을 받은 이들의 10명 중 9명 이상이 중국 본토 출신이라고 전했다.
1∼7월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비자를 받은 중국 본토인은 약 4만7천명으로, 이미 2018년 한해 전체 규모(2만3천명)를 훌쩍 넘어섰다.
2019년 홍콩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반중 정서가 하늘을 찔렀고, 이에 놀란 중국은 이듬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해 시행했다.
국가보안법 제정과 함께 중국과 같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펼쳐지면서 홍콩에서는 지난 4년간 현지인과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갔다.
지난달 영국 정부는 2021년부터 2년반 동안 특별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에 도착한 홍콩인이 12만3천800명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화'에 속도가 붙은 홍콩에서 짐을 싼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과거 입학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던 현지 일부 국제학교에서는 외국인 학생 미달 사태마저 벌어졌다.
이러한 '헥시트'에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작년 10월 시정 연설에서 "지난 2년간 노동 인구가 14만 명 줄었다"며 "글로벌 인재를 적극적으로 쓸어모으겠다"고 말했다.
현지인들이 대거 떠난 자리를 해외 인재로 메우겠다는 것이다.
홍콩은 이후 인재 유치 프로그램 5가지를 적극 추진했다.
이중 지난해 12월 28일 개시한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이는 95% 이상이 중국 본토인으로 집계됐다.
◇ 서구인 등 다른 지역 출신 인재의 홍콩 이주는 '뚝'
그러나 중국인들이 몰려오는 것과 달리 홍콩으로 들어온 다른 지역 출신 인재의 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다.
1∼7월 영국, 미국, 호주 출신 인력의 취업 비자 승인 건수는 2018년의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SCMP는 전했다.
또 이 기간 캐나다, 프랑스, 인도, 일본 출신자의 홍콩 이주 규모는 2018년의 3분의 1 수준, 한국 출신은 2018년의 5분의 2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출신자의 입국 규모만이 올해 말이면 2018년 수준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가사 도우미의 대다수가 필리핀 출신이다.
비자를 받은 많은 이들이 가족과 함께 홍콩에 이주하면서 홍콩에 입국한 중국 본토 출신자의 규모는 더 크다.
올해 상반기 피부양자 자격의 '디펜던트 비자'를 받은 이는 4만8천691명인데, 그중 2만2천751명이 '고급 인재 통행증 계획'을 통해 비자를 얻은 이의 가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중국 본토 출신인 것이다.
◇ "홍콩의 다양성, 국제 금융허브 지위 타격"
홍콩대 이민 전문가 에릭 퐁 교수는 과거 홍콩으로 이주하는 중국 본토 출신 인재들은 대부분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출신이고 홍콩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최근에는 그와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최근 홍콩으로 이주하는 본토인들은 중국 여러 지역 출신이고 홍콩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우가 많아 그들 자체가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며 "그들이 홍콩 사회에 통합되는 다이내믹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홍콩에 취업한 쓰촨성 출신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왕위(30) 씨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홍콩을 찾았을 때는 자신이 홍콩에서 통용되는 광둥화(캔토니즈)가 아닌 푸퉁화(만다린·중국 표준어)를 구사하는 것이 신경 쓰였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푸퉁화가 훨씬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직장 상사가 베이징 출신으로 영어나 광둥화를 못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홍콩인을 포함해 내 동료 모두가 푸퉁화로 말한다"며 "바깥에 돌아다닐 때는 광둥화로 말하려고 하는데 시장 아주머니들도 내게 푸퉁화로 말한다"고 밝혔다.
퐁 교수는 서구인들의 홍콩 이주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는 홍콩 사회의 특징이었던 다양성과 창의성, 국제 금융 허브의 지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총상회의 패트릭 융 최고경영자(CEO)는 홍콩이 중국 본토 출신 전문직들을 활용해 본토를 오가는 투자 흐름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의 지위를 유지하고 미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 출신 인재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