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된 오디오로…희귀 LP 들으며 시간여행'소리 박물관' 서초 오디움서울 서초동 끝자락, 2만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가 수직으로 감싼 특이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연면적 22만4246㎡, 지상 5층·지하 2층 규모인 이 건물의 정체는 음악을 듣는 공간 ‘오디움(Audeum)’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가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1877년 유성 축음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자료를 모았다. 오디움 내부에는 19세기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와 음악 재생 기계를 비롯해 웨스턴 일렉트릭 라우드 스피커 등 세계적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서 있다. 100년 전 제작된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성악 아리아와 유명한 재즈 넘버들은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악 감상실처럼 꾸며놓은 지하 2층 전시실에는 진귀한 LP와 CD가 11만 장 가까이 진열돼 있고,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즐겨 듣는 뮤지션 비틀스의 LP 코너도 마련해뒀다.개관 후 오디움의 상설전인 ‘정음: 소리의 여정’에 다녀간 관객은 1만3600명(3월 18일 기준)에 이른다. 음악 감상을 목적으로 처음 운영한 프로그램 ‘미러포닉으로 감상하는 클래식 명반’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에 두 번꼴로 열렸고, 지난 19일 ‘(바이올리니스트) 지네트 느뵈의 음악 세계’로 막을 내렸다. 오디오 전문 박물관에서 희소한 LP로 녹음된 명연주를 듣는 것은 확실히 특별했다. 게다가 이를 유서 깊은 오디오로 듣고 감상한다는 것은 압도적인 경험이다.건축가 쿠마 켄고와 오디움의 비주얼 정체성을 담당한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인간의 내재된
아시다시피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은 그의 마지막 곡이자 미완성 작품입니다. 자신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직감한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을 완성할 때까지 살게 해달라고 간절히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교향곡의 마지막 4악장을 완성하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습니다.마지막 4악장의 경우 작곡가가 상당한 분량을 작곡하고도 전체 악장을 완성하지는 못했는데(아래 참조), 여러 사람들이 그가 남긴 미완성의 악보 등을 토대로 해 4악장을 다양한 형태로 완성해 연주하기도 합니다.[교향곡 9번 D단조 WAB 109, 피날레(미완성)][교향곡 9번 D단조 WAB 109, 피날레(완성)] 브루크너가 남긴 4악장의 미완성 악보는 (아마도 마지막에 이르러 마음이 조급했는지 아니면 창작 영감이 무디어지거나 약해졌는지 몰라도) 3악장과 잘 어울리지 않는 감이 있습니다. 미완성 악보를 토대로 다양한 사람들이 마무리를 시도한 4악장의 완성본들 또한 그 어느 것도 작곡가가 직접 완성한 이전의 악장들에 비해 뭔가 음악적으로 아쉬움을 남깁니다.그래서일까요? 대부분의 청중들이나 지휘자들이 브루크너가 생전에 완성한 세 개의 악장만으로 이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무대에서 작곡가가 생전에 완성한 세 개의 악장만을 연주하고 있습니다.이 마지막 교향곡은 완성된 세 악장만으로도 연주 시간 한 시간을 넘길 정도로 장대한 데다가 직관적으로 귀에 꽂히는 선율들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9번 교향곡은 클래식 초심자들에게 선뜻 다가가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이 작품에 담긴 정서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어서
좀비 떼들의 습격을 뚫으며, 77층 꼭대기에서 서울 지하철과 한강 다리까지. 쿠팡플레이의 8부작 시리즈 <뉴토피아>는 서울이란 도시를 촘촘하게 횡단한다. 군복무 중인 일병 재윤(박정민)과 직장인 영주(지수)가 감격의 상봉을 하기 위해선, 달달하지만 다소 지루한 과거 회상도 거쳐야 한다.최근 8부작으로 마무리된 <뉴토피아>는 <파수꾼>(2010), <사냥의 시간>(2020)에 이어 윤성현 감독과 박정민 배우가 협업한 세 번째 결과물이다. 코미디, 로맨스, 밀리터리물의 요소까지 추가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래서일까, 엔딩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K- 좀비물'로선 첫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 <부산행>(2016)이 KTX 열차라는 익숙한 공간을 활용했다면, <뉴토피아>는 다소 생소한 곳에서 출발한다. 서울 강남 한복판 고층 빌딩 꼭대기의 대공포 초소. 재윤을 포함한 군인들은 서울 상공에 적기가 날아올 때를 대비해 이곳에서 경계 근무 중이다.재윤과 함께 어리버리 일병 듀오를 맡은 인호(임성재), 거친 경상도 사투리에 의외의 인간미를 숨기고 있는 분대장 영만(김상흔) 등, 드라마의 초반은 이 군인들의 캐릭터를 쌓아 올리는 데 나름의 공을 들인다.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이들은 일반 시민과 격리된 채 가상훈련에 몰두한다.서울 지상에 좀비 떼가 출현하자 이들의 임무는 현실이 된다. 하루아침에 좀비로 변한 동료를 해치워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이들은 새로운 동료애로 뭉쳐야 한다. 재윤의 여자친구인 영주 또한 나름의 생존 노선을 선택하고, 이들 연인의 알콩달콩 회상 씬들이 본격적으로 끼어든다.아비규환 속에서도 인간성과 사랑을 잊지 않고 달려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