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아제르, 러시아산 가스 공백 메우며 '에너지 강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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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러 수입 물량 알제리산으로 완전 대체…세계 에너지시장 판도 급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체 공급처 찾기에 나서면서 알제리·아제르바이잔·콩고 등 그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변두리'로 여겨지던 국가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도가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가운데인 알제리의 비르 레바 지역에서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와 알제리 국영 석유·가스기업 소나트랙이 신규 천연가스정 수십 곳을 시추 중이다.
이곳을 비롯해 알제리에 풍부하게 매장된 가스는 지중해 밑을 지나가는 3개 가스관을 통해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공급된다.
그간 알제리산 가스는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에 밀려 유럽 시장 진입이 어려웠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환경이 급변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EU로 수출된 천연가스는 전쟁 이전인 2021년 1천581억㎥에서 전쟁이 발발한 작년 814억㎥로 48.5% 급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EU 천연가스 수입량의 45%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13% 수준으로 현저히 줄었다.
이에 따라 EU는 러시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카타르와 같은 전통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강국들은 물론, 알제리·노르웨이·아제르바이잔 등지로부터 가스 수입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알제리로부터의 수입량은 2021년 418억㎥에서 작년 552억㎥로 32.1% 늘었고, 같은 기간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입량도 87억㎥에서 122억㎥로 40.2% 급증했다.
이런 시도는 성과를 거둬 이탈리아의 경우 2021년만 해도 가스 수입량의 4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았으나 이제는 해당 물량을 알제리산으로 거의 완전히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알제리 정부는 독일·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가스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셰브런·엑손모빌 등 미국 거대 에너지기업들과도 가스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제리 관리들은 2021년 EU가 러시아에서 수입한 전체 가스량의 약 65%에 해당하는 1천억㎥ 분량을 올해 수출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B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가스는 아제르바이잔과 이탈리아를 잇는 아드리아 횡단 가스관(TAP)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아제르바이잔 정부 측은 2027년까지 유럽으로 가스 공급량을 2배로 늘린다는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에니는 아프리카 서부 콩고 해안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통해 가스를 생산하는 방안에 접근한 상태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향후 3년간은 이들 새 가스 수출국들이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희망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미국·카타르산 LNG를 일부 대체하는 역할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각국 정부도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공급처 확보를 위해 에너지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전쟁 발발 두 달 뒤인 작년 4월 마리오 드라기 당시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알제리산 가스 수입 확대에 합의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전쟁 발발 이후 아프리카 각국을 방문, 상당한 규모의 에너지를 확보했다.
이 같은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정치·외교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제리의 경우 러시아산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러시아와 오랫동안 가까운 나라였지만, 유럽이 알제리산 가스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알제리와 러시아의 관계도 도전받게 됐다.
무함마드 아르캅 알제리 에너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알제리와 러시아)는 우정과 정치적 유대를 갖고 있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도가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하라 사막 가운데인 알제리의 비르 레바 지역에서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와 알제리 국영 석유·가스기업 소나트랙이 신규 천연가스정 수십 곳을 시추 중이다.
이곳을 비롯해 알제리에 풍부하게 매장된 가스는 지중해 밑을 지나가는 3개 가스관을 통해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공급된다.
그간 알제리산 가스는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에 밀려 유럽 시장 진입이 어려웠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환경이 급변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EU로 수출된 천연가스는 전쟁 이전인 2021년 1천581억㎥에서 전쟁이 발발한 작년 814억㎥로 48.5% 급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EU 천연가스 수입량의 45%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13% 수준으로 현저히 줄었다.
이에 따라 EU는 러시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카타르와 같은 전통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강국들은 물론, 알제리·노르웨이·아제르바이잔 등지로부터 가스 수입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 알제리로부터의 수입량은 2021년 418억㎥에서 작년 552억㎥로 32.1% 늘었고, 같은 기간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입량도 87억㎥에서 122억㎥로 40.2% 급증했다.
이런 시도는 성과를 거둬 이탈리아의 경우 2021년만 해도 가스 수입량의 4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았으나 이제는 해당 물량을 알제리산으로 거의 완전히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알제리 정부는 독일·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도 가스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며, 셰브런·엑손모빌 등 미국 거대 에너지기업들과도 가스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제리 관리들은 2021년 EU가 러시아에서 수입한 전체 가스량의 약 65%에 해당하는 1천억㎥ 분량을 올해 수출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B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가스는 아제르바이잔과 이탈리아를 잇는 아드리아 횡단 가스관(TAP)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아제르바이잔 정부 측은 2027년까지 유럽으로 가스 공급량을 2배로 늘린다는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에니는 아프리카 서부 콩고 해안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통해 가스를 생산하는 방안에 접근한 상태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향후 3년간은 이들 새 가스 수출국들이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희망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미국·카타르산 LNG를 일부 대체하는 역할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각국 정부도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공급처 확보를 위해 에너지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전쟁 발발 두 달 뒤인 작년 4월 마리오 드라기 당시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알제리산 가스 수입 확대에 합의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전쟁 발발 이후 아프리카 각국을 방문, 상당한 규모의 에너지를 확보했다.
이 같은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정치·외교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제리의 경우 러시아산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러시아와 오랫동안 가까운 나라였지만, 유럽이 알제리산 가스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알제리와 러시아의 관계도 도전받게 됐다.
무함마드 아르캅 알제리 에너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알제리와 러시아)는 우정과 정치적 유대를 갖고 있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