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가 경쟁사 NYT의 스포츠부 폐지에 통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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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스포츠 섹션에 부치는 시' 게재…"모두에게 손해"
19일부터 애슬래틱이 스포츠 기사 커버…NYT 기자들 반대 시위 "조금은 슬퍼할 수 있게 해주세요.
스포츠가 제공하는 최고의 이야기들을 선사해온 역사를 지닌 신문이 그 이야기들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스포츠부를 해체한 데 대해 경쟁사 워싱턴포스트(WP)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배리 스브루가가 16일(현지시간) '스포츠 섹션에 부치는 시'라는 제목 아래 남긴 평이다.
조 칸 NYT 편집국장은 지난 7월 내부 이메일을 통해 자사 스포츠부(체육부)를 해체하고, 주요 경기 결과 등은 자회사인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후 수주간 스포츠부 기자 40여명이 다른 부서에 재배치됐으며, 오는 19일부터는 대부분의 스포츠 기사를 디 애슬래틱이 커버하게 된다.
이에 대해 스브루가는 "내가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감상에 빠져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는 스포츠 저널리즘이 이미 오래전 변화를 맞이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경기를 놓쳤다면 언제든 하이라이트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스포츠 신문의 역할이 크게 퇴색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쩌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비전통적 매체를 통한 콘텐츠 생산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발전"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단순 재생산이 아닌 신문사 최고의 기자가 써낸 스토리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스포츠 뉴스가 다른 분야의 뉴스에 견줄 만큼 문화적으로 중요하다거나, 깊이 있는 보도와 멋들어진 기사가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들이 차츰 시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NYT 스포츠부도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며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보도와 탁월한 기사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내년 여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WP는 경기에 임할 준비가 된 탄탄한 팀원들을 보낼 것"이라며 "NYT는…어떻게 될지 우리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지난 올림픽 보도에 있어 WP가 대적해야 할 '표준'으로 여겨졌던 NYT의 취재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그러면서 NYT의 스포츠부 폐지가 "기자들과 팬들, 그리고 독자들 모두에게 손해"라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이달 18일 오후 NYT 스포츠부 기자 등 수십명은 NYT 건물에서 스포츠부 폐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현장에서 퓰리처상 수상자인 칼럼니스트 레드 스미스 등 스포츠 기자 150여명의 이름을 차례로 읊어 나가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NYT의 스포츠 기자 제니 브렌타스는 "회사는 스포츠 보도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거나 다른 스포츠 매체에 5억5천만달러를 들이는 방식으로 우리 부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며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NYT와 디 애슬래틱 노동자들 모두에게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19일부터 애슬래틱이 스포츠 기사 커버…NYT 기자들 반대 시위 "조금은 슬퍼할 수 있게 해주세요.
스포츠가 제공하는 최고의 이야기들을 선사해온 역사를 지닌 신문이 그 이야기들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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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스포츠부를 해체한 데 대해 경쟁사 워싱턴포스트(WP)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배리 스브루가가 16일(현지시간) '스포츠 섹션에 부치는 시'라는 제목 아래 남긴 평이다.
조 칸 NYT 편집국장은 지난 7월 내부 이메일을 통해 자사 스포츠부(체육부)를 해체하고, 주요 경기 결과 등은 자회사인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래틱'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후 수주간 스포츠부 기자 40여명이 다른 부서에 재배치됐으며, 오는 19일부터는 대부분의 스포츠 기사를 디 애슬래틱이 커버하게 된다.
이에 대해 스브루가는 "내가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감상에 빠져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무언가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고 적었다.
그는 스포츠 저널리즘이 이미 오래전 변화를 맞이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경기를 놓쳤다면 언제든 하이라이트 영상을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스포츠 신문의 역할이 크게 퇴색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쩌면 이대로도 괜찮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비전통적 매체를 통한 콘텐츠 생산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발전"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단순 재생산이 아닌 신문사 최고의 기자가 써낸 스토리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스포츠 뉴스가 다른 분야의 뉴스에 견줄 만큼 문화적으로 중요하다거나, 깊이 있는 보도와 멋들어진 기사가 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들이 차츰 시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NYT 스포츠부도 고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며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보도와 탁월한 기사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내년 여름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WP는 경기에 임할 준비가 된 탄탄한 팀원들을 보낼 것"이라며 "NYT는…어떻게 될지 우리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지난 올림픽 보도에 있어 WP가 대적해야 할 '표준'으로 여겨졌던 NYT의 취재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그러면서 NYT의 스포츠부 폐지가 "기자들과 팬들, 그리고 독자들 모두에게 손해"라고 덧붙였다.
WP에 따르면 이달 18일 오후 NYT 스포츠부 기자 등 수십명은 NYT 건물에서 스포츠부 폐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현장에서 퓰리처상 수상자인 칼럼니스트 레드 스미스 등 스포츠 기자 150여명의 이름을 차례로 읊어 나가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NYT의 스포츠 기자 제니 브렌타스는 "회사는 스포츠 보도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하거나 다른 스포츠 매체에 5억5천만달러를 들이는 방식으로 우리 부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며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NYT와 디 애슬래틱 노동자들 모두에게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