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방비 60조원, 재건비용은 최소 545조원"
"채무조정, 동결 러 자금 이자 수익 확보 등 '짜집기 전략'"
우크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비용 확보에 안간힘
우크라이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자금 마련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도 키이우 소재 금융그룹 ICU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 경제는 다소 안정됐고 현지 당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에서 4%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올해 우크라이나 경제활동은 예년에 비해 약 25% 위축된 수준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게다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전비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곧 국방비를 세 번째로 증액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올해 국방비 지출을 300억 달러(약 40조원)에서 400억 달러(약 53조원)로 늘릴 예정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재무부는 내년 국방비 지출을 450억 달러(약 60조원)로 증액할 계획이라고 지난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년 국방비와 최소 4천110억 달러(약 545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재건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총동원하는 '짜집기식'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여기엔 전쟁 채권을 판매하고 국제 원조를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며 기존 채무를 구조조정하는 등의 직접적인 노력부터,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이익을 얻는 국제예탁결제기관으로부터 이익금의 일부를 넘겨받는 것과 같은 복잡한 방법도 포함된다.

우크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전쟁 비용 확보에 안간힘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선 국내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채권 매각을 통해 100억 달러(약 13조2천억원)를 차입했는데 이는 미국의 원조로 얻은 85억 달러(약 11조3천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키이우 소재 금융그룹 ICU와 협의해 우크라이나 국채를 해외, 특히 서유럽의 개인들에게 원격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할 예정이다.

채무 구조조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투자 회사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블랙록,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의 채권 보유자들은 약 200억 달러(약 26조5천억원)의 우크라이나 채무에 대해 내년 중반까지 지급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내년에도 이 채무를 추가로 구조조정하길 기대하고 있다.

또 유로클리어와 같은 국제예탁결제기관들이 서방 제재로 해외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약 2천800억 달러(약 371조4천억원)로부터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유로클리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지불한 횡재세의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방안을 EU 관리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로클리어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 1천500억 달러(약 199조원)로부터 올 상반기에만 17억 달러(약 2조3천억원)의 이자 수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은행 예치금을 포함한 러시아 자금을 그대로 우크라이나에 넘겨주는 것은 법적·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지만, 동결 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것은 공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EU 가입 같은 장기 과제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면 개발 지원금, 농업 보조금, 기타 지원을 통해 수천억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