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김건모 등 1990∼2000년대 명곡 리메이크
쏠 "90년대식 솔직 감성, 지금 우리 느낌으로 표현했죠"
"선배의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부담감이요? 당연히 있었죠. 그래서 더 좋게 만들려 하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가진 이 느낌으로 표현해보려고 했어요.

"
알앤비(R&B) 가수 쏠은 18일 리메이크 앨범 '어 러브 슈프림'(A Love Supreme) 발매를 기념한 인터뷰에서 "옛날 노래라고 올드하게 느껴지지 않고 (청자에게) 새롭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듣는 분들에게 선물 같은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며 "나 역시 앨범이 나와 속 시원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쏠은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와 '보이스 코리아 2'에 출연한 실력파로, 2017년 싱글 '라이드'(RIDE)로 데뷔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나미의 '가까이하고 싶은 그대'(1992)와 김건모의 '아름다운 이별'(1995)을 리메이크 한 두 곡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삼았다.

앨범에는 '러브 슈프림'(Love Supreme·원곡 김반장과 윈디시티), '기다리다'(원곡 패닉), '마음을 잃다'(원곡 넬) 등 총 다섯 곡이 실렸다.

쏠은 "그 시절(1990∼2000년대) 노래는 솔직한 가사가 특징인 것 같다"며 "지금은 두리뭉실한 가사가 많은데, 그때는 솔직한 것들이 많다.

'러브 슈프림' 가사도 보면 '내가 돈이 많은 남자는 아니지만'이라고 직접적으로 쓰여 있다"고 옛 노래의 매력을 짚었다.

특히 더블 타이틀곡 가운데 하나인 '아름다운 이별'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데뷔 전 노래 연습 차원에서 숱하게 부른 곡이어서다.

워낙 유명한 노래라 원곡의 절절한 감성을 살려낼 수 있을지 걱정도 컸단다.

쏠은 "원곡의 슬픈 감성을 제가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며 "내가 절절하거나 먹먹한 바이브(분위기)를 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쏠 "90년대식 솔직 감성, 지금 우리 느낌으로 표현했죠"
그는 그 해법으로 피아노 위주의 원곡과 달리 드럼 등 여러 악기 사운드를 추가해 목소리에 쏠리는 집중도를 분산하는 전략을 썼다.

이번 리메이크 앨범을 내게 된 것이나 '아름다운 이별'을 타이틀곡으로 삼게 된 것은 모두 지난 7월 세상을 뜬 고(故) 고경민 아메바컬쳐 대표 아이디어였다.

고 대표는 앨범 녹음 과정에서 디렉팅에도 참여했지만, 끝내 완성작을 보지는 못했다.

이번 앨범에 영향을 준 또 다른 일은 바로 지난해 MBC TV '놀면 뭐하니?'로 결성된 WSG워너비다.

데뷔 이후 주욱 솔로 음악 활동을 하던 그에게 TV 예능 출연이나 그룹 활동은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다.

쏠은 "이전에는 음악으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방송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리메이크 앨범을 선뜻 해보겠다고 한 것도 그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993년생인 쏠은 올해로 만 30세를 맞았다.

데뷔 이래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는 작년에는 공황장애로 고생도 했지만, 쉬는 법도 배우며 지금은 잘 극복해냈다고 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늙어서도 노래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해왔어요.

할머니가 돼도 노래할 수 있는 발판을 잘 다지는 게 30대의 목표입니다.

하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