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웃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日골프 떠나는 이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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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활동했던 JLPGA 은퇴
'스마일 캔디' 이보미 인터뷰
자로 잰듯한 아이언샷 무기로
2년 연속 상금왕 등 21승 거둬
늘 환한 웃음에 日팬들 열광
"KLPGA 영구시드권 받을때 행복
은퇴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스마일 캔디' 이보미 인터뷰
자로 잰듯한 아이언샷 무기로
2년 연속 상금왕 등 21승 거둬
늘 환한 웃음에 日팬들 열광
"KLPGA 영구시드권 받을때 행복
은퇴전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일본 여자골프를 평정했던 ‘스마일 캔디’ 이보미(35·사진)가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9일 일본 효고현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노부타그룹 마스터스 GC 레이디스를 마지막으로 13년간 활동한 일본 투어를 은퇴한다. 이보미는 은퇴 대회를 한 달여 앞둔 17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매일 연습장을 찾아 스윙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최종 라운드까지 팬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보미는 일본에 ‘K골프’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2년 연속 상금왕을 석권한 뒤 2011년 JLPGA투어에 진출했다. 이보미는 13년간 일본 투어 통산 21승을 거뒀고, 2015·2016년 2년 연속 상금왕을 비롯해 다승, 평균타수, 대상 등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을 받았다. KLPGA투어 영구시드권자는 박세리, 박인비 등 여덟 명뿐이다.
그의 주 무기는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이보미와 함께 JLPGA투어에서 17승을 합작한 시미즈 시게노리 캐디가 “이보미는 ‘캐리로 몇 야드’라고 말해주면 딱 그 거리를 치는 선수”라고 말했을 정도다. 정교한 아이언샷에 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그에게 일본 골프팬들은 열광했다. 2016년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이보미 캐릭터인 ‘보미짱’이 등장했을 정도다.
이보미 특유의 아이언샷이 사라지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뒤 심리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우승 행진이 멈췄고 부담감에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는 “대회 중 다른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응원하는 제 모습을 보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초 이보미는 일본 투어 은퇴를 발표했다. 막상 은퇴를 발표했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은퇴전을 앞두고는 “시원하다”고 했다. 그는 “은퇴전을 마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아 연습장 가는 길에 웃을 때가 많다”며 “이번 은퇴전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여자골프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점점 줄어들면서다. 이보미는 “일본에서도 예전엔 약 20명의 한국 선수와 함께 뛰었는데 지금은 10명 정도”라며 “한국 투어 환경이 좋아진 데 비해 해외 투어는 진출할 수 있는 길이 까다로워지고 좁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5년의 투어 활동 기간 가장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으로 “영구시드권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골프만 보고 달려온 인생을 인정받고 큰 상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은 이제 ‘하늘의 별따기’로 불린다. 예전엔 KLPGA투어 20승, 미국·유럽·일본 1부 투어 통산 20승이 기준이었는데 지금은 30승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는 “영구시드권 기준이 높아 선수들의 도전 의지를 꺾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는 결혼과 출산 등으로 큰 변화를 맞잖아요. 쉬고 싶고 골프를 접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영구시드권은 ‘그래도 한 번 더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는 좋은 목표가 돼요. 하지만 30승이라는 기준은 너무 높아서 아예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좀 더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목표가 생기면 선수들의 롱런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골프여왕으로 군림했던 이보미는 “골프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제 스윙이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지금도 스윙을 계속 고치는 중입니다. 연습장에서 잘 맞아도 실제 필드까지 연결되는 것은 쉽지 않죠. 아마추어 골퍼가 주말마다 느끼는 기분을 저도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현역으로서 사실상 은퇴를 앞둔 그는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을까. 이보미는 “‘잘 웃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팬들은 제가 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 좋다고 하세요. 저 자신도 그렇게 사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이보미는 일본에 ‘K골프’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2년 연속 상금왕을 석권한 뒤 2011년 JLPGA투어에 진출했다. 이보미는 13년간 일본 투어 통산 21승을 거뒀고, 2015·2016년 2년 연속 상금왕을 비롯해 다승, 평균타수, 대상 등 개인 타이틀을 휩쓸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을 받았다. KLPGA투어 영구시드권자는 박세리, 박인비 등 여덟 명뿐이다.
그의 주 무기는 정교한 아이언샷이다. 이보미와 함께 JLPGA투어에서 17승을 합작한 시미즈 시게노리 캐디가 “이보미는 ‘캐리로 몇 야드’라고 말해주면 딱 그 거리를 치는 선수”라고 말했을 정도다. 정교한 아이언샷에 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그에게 일본 골프팬들은 열광했다. 2016년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이보미 캐릭터인 ‘보미짱’이 등장했을 정도다.
이보미 특유의 아이언샷이 사라지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뒤 심리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우승 행진이 멈췄고 부담감에 경기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는 “대회 중 다른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응원하는 제 모습을 보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올해 초 이보미는 일본 투어 은퇴를 발표했다. 막상 은퇴를 발표했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은퇴전을 앞두고는 “시원하다”고 했다. 그는 “은퇴전을 마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아 연습장 가는 길에 웃을 때가 많다”며 “이번 은퇴전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여자골프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가 점점 줄어들면서다. 이보미는 “일본에서도 예전엔 약 20명의 한국 선수와 함께 뛰었는데 지금은 10명 정도”라며 “한국 투어 환경이 좋아진 데 비해 해외 투어는 진출할 수 있는 길이 까다로워지고 좁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5년의 투어 활동 기간 가장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으로 “영구시드권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골프만 보고 달려온 인생을 인정받고 큰 상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은 이제 ‘하늘의 별따기’로 불린다. 예전엔 KLPGA투어 20승, 미국·유럽·일본 1부 투어 통산 20승이 기준이었는데 지금은 30승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는 “영구시드권 기준이 높아 선수들의 도전 의지를 꺾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는 결혼과 출산 등으로 큰 변화를 맞잖아요. 쉬고 싶고 골프를 접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영구시드권은 ‘그래도 한 번 더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는 좋은 목표가 돼요. 하지만 30승이라는 기준은 너무 높아서 아예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좀 더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목표가 생기면 선수들의 롱런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골프여왕으로 군림했던 이보미는 “골프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제 스윙이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지금도 스윙을 계속 고치는 중입니다. 연습장에서 잘 맞아도 실제 필드까지 연결되는 것은 쉽지 않죠. 아마추어 골퍼가 주말마다 느끼는 기분을 저도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현역으로서 사실상 은퇴를 앞둔 그는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을까. 이보미는 “‘잘 웃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팬들은 제가 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 좋다고 하세요. 저 자신도 그렇게 사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