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동학 법인' 성과 살펴보니…조광피혁·KCC 美 주식 투자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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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동학 법인' 성과 살펴보니…조광피혁·KCC 美 주식 투자로 대박
자산운용사에 버금가는 주식을 굴려 ‘동학법인’으로 불리는 상장사들이 올 들어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주로 투자한 미국 주식이 급등하면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광피혁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2878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투자액의 92%가 벅셔해서웨이(투자 비중 64%)와 애플(28%)에 집중돼 있다. 두 종목이 급등하면서 조광피혁은 지난 2분기 533억원의 주식평가 이익을 냈다. 작년 전체 순이익(61억원)의 9배에 달한다.

주식 운용 규모가 1052억원에 달하는 국보디자인도 590억원에 달하는 주식 평가이익을 냈다. 국보디자인은 총 16개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테슬라의 보유액이 747억원으로 가장 많다.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엔비디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종목도 보유하고 있다.

545억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서희건설은 지난 2분기 163억원의 주식평가 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와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SOXX)’ 상장지수펀드(ETF)에서 각각 87억원, 23억원 평가 이익이 나왔다. 서희건설은 총 1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1개가 해외주식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동학법인들도 좋은 성적을 냈다. 건설, 조선 등 구경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KCC는 조선주가 급등하면서 지난 2분기 1324억원 주식평가 이익을 냈다. 이익의 대부분(1265억원)이 HD한국조선해양에서 나왔다. 신영증권은 10년 넘게 보유해온 SK하이닉스와 유한양행이 급등하면서 수백억 원의 이익을 냈다.

동학법인들이 주식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회사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 본업 이외 투자 활동에 과도하게 매진하는 것을 투자자들이 좋게 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조광피혁과 국보디자인은 주식 보유액과 시가총액 규모가 거의 같다. 본업의 가치를 거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