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유가 100달러 안 넘길 것, 진짜 리스크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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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유가가 4분기까지 계속 오르진 못할 겁니다. 원유 공급이 감소해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더 줄어들 테니까요. 하반기 증시 리스크는 유가보다 중국 경기입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를 전망하며 이렇게 말했다. 백 센터장은 KB증권에서 석유·화학·원자재 등의 분야를 담당한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상상인증권에 합류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올해 말까지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최근 배럴 당 90달러를 넘기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잡혀가던 국제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백 센터장은 “유가가 상승 중이지만 배럴 당 100달러를 넘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수요 감소와 이란의 원유 수출 증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백 센터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원유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가 중국인데, 중국의 경기 부진은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수출 제재를 하고 있지만 유가가 크게 치솟는다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오히려 암묵적으로 풀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백 센터장은 “하반기 증시의 진짜 리스크는 원유가 아닌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현재 높은 청년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를 고려하면 중국 고성장이 끝나는 ‘터닝포인트’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백 센터장은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40%가 넘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대학 졸업 후 그냥 누워 논다는 ‘탕핑족’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떠올랐다”며 “중국 정부가 재정 정책이나 통화 정책으로 이를 커버하려 노력하겠지만 당분간은 경기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덜란드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7월 중순만 해도 1메가와트시(MWh)당 25~27유로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엔 35~36유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백 센터장은 “미국 북동부에 셰일가스 생산지들이 몰려있는데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가 닥치면 미 북동부 지역은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 경우 지층에 물을 주입해야 하는 셰일가스 생산 공정 특성상 가스 공급량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브라질과 같은 남미 국가는 강수량 부족으로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지며 천연가스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 대해선 “하반기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 부담 등의 악재와 내년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섞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증시 전체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 센터장은 “현재 시중 예금 최고금리가 연 4% 수준인데 채권들은 만기 수익률이 6~7% 되는 상품들이 상당히 많다”며 “같은 안전 자산이라도 채권으로 갈아타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이어 백 센터장은 “주식의 경우 내년 전체적인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므로 비중을 줄이기보단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고 조언드린다”며 “본격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를 전망하며 이렇게 말했다. 백 센터장은 KB증권에서 석유·화학·원자재 등의 분야를 담당한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상상인증권에 합류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올해 말까지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최근 배럴 당 90달러를 넘기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잡혀가던 국제 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백 센터장은 “유가가 상승 중이지만 배럴 당 100달러를 넘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수요 감소와 이란의 원유 수출 증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백 센터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원유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가 중국인데, 중국의 경기 부진은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수출 제재를 하고 있지만 유가가 크게 치솟는다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오히려 암묵적으로 풀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백 센터장은 “하반기 증시의 진짜 리스크는 원유가 아닌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현재 높은 청년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를 고려하면 중국 고성장이 끝나는 ‘터닝포인트’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백 센터장은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40%가 넘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대학 졸업 후 그냥 누워 논다는 ‘탕핑족’이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떠올랐다”며 “중국 정부가 재정 정책이나 통화 정책으로 이를 커버하려 노력하겠지만 당분간은 경기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네덜란드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7월 중순만 해도 1메가와트시(MWh)당 25~27유로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엔 35~36유로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백 센터장은 “미국 북동부에 셰일가스 생산지들이 몰려있는데 엘니뇨와 같은 이상기후가 닥치면 미 북동부 지역은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 경우 지층에 물을 주입해야 하는 셰일가스 생산 공정 특성상 가스 공급량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브라질과 같은 남미 국가는 강수량 부족으로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지며 천연가스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 대해선 “하반기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 부담 등의 악재와 내년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섞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증시 전체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백 센터장은 “현재 시중 예금 최고금리가 연 4% 수준인데 채권들은 만기 수익률이 6~7% 되는 상품들이 상당히 많다”며 “같은 안전 자산이라도 채권으로 갈아타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이어 백 센터장은 “주식의 경우 내년 전체적인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므로 비중을 줄이기보단 현재 상태를 유지하라고 조언드린다”며 “본격적으로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