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 보도…"해체해 수출한 뒤 태국서 재조립한 듯"
"일본 자위대 수송차, 규정 어기고 태국으로 유출돼 재사용"
사용 연한을 넘긴 일본 육상자위대 수송용 차량이 업자의 규정 위반으로 해체 이후 태국으로 유출된 뒤 조립 과정을 거쳐 재사용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기동차'(高機動車)라고 불리는 해당 차량은 자위대가 1993년부터 수송·견인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보유 차량은 약 2천500대이고, 1천800대 정도가 퇴역했다.

고기동차는 운행 14년이 지나면 복원할 수 없도록 분해하고 절단해 고철로 재활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받는다.

자위대 차량으로 위장하거나 주둔지에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조처다.

규정을 어긴 업자에게는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복수의 업자들은 오래된 고기동차를 낙찰받은 뒤 타이어와 차체 일부를 제외한 부품을 수출해 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요미우리는 7월 하순 태국 북부에서 재조립된 자위대 고기동차를 확인했다고도 전했다.

이 차량은 전체적인 형태가 기존 차량과 거의 같을 뿐만 아니라 헬리콥터로 차량을 운송할 때 필요한 부품인 보닛의 쇠고리, 어둠 속에서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등화관제 장치 등 고기동차 고유의 특징이 남아 있었다.

아울러 일본어로 기재된 설명문도 붙어 있는 상태였다.

차량 소유자는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간토 지방에서 부품 판매업을 하는 태국인 남성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쯤 일본인 업자로부터 2대를 약 90만엔(약 810만원)을 주고 샀다"며 요코하마항에서 태국으로 부품을 수출했다고 말했다.

일본 국회에서는 지난 3월 러시아군이 자위대 고기동차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방위장비청은 올해 4월 고기동차 관련 업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해외에서도 실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방위장비청은 이와 관련해 내년도 예산안에 조사 경비 3억엔(약 27억원)을 편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