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거비 1조3천억 경감…공공임대주택 확대 위해 정부·국회에 건의"
SH "부동산 투기하는 곳도 아닌데 종부세…면제·지원 필요"(종합)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지난해 서울시민의 주거비를 약 1조3천억원 경감했다고 15일 밝혔다.

공공에 기여하는 역할이 크지만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등 세 부담이 적지 않아 운영 상황이 악화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보유세를 면제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H는 공공임대주택 13만5천441호 임대액과 민간 시세를 비교한 결과 SH가 책정한 임대액은 시세의 31.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차익으로 환산한 주거비 경감액은 지난해 기준 1조2천943억원이다.

임대주택 운영으로 시민은 매년 1조3천억원에 달하는 월세를 아끼게 되는 셈이다.

주거 유형별로는 아파트 월세형이 7만9천288호로 약 8천453억원 경감 효과를 냈다.

아파트 전세형이 2만5천797호에 3천569억원, 매입임대가 3만356호에 921억원을 경감했다.

여기에 SH가 관리하는 서울시와 리츠 소유 공공임대주택을 더하면 전체 호수는 22만호가량으로 주거비 경감 기여액은 2조98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호별로 보면 임대주택 유형별 주거비 경감 기여액은 작년 기준 장기전세주택이 호당 1천41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2012년 147만원과 비교하면 작년 경감 기여액은 9.6배 늘어난 수치다.

재개발임대는 호당 972만원, 국민임대는 1천192만원, 영구임대는 902만원을 경감했다.

김헌동 SH 사장은 이날 기자설명회를 열고 "아파트 같은 경우 가구당 연간 1천200만원, 월 100만원씩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며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가구당 월평균 100만원 낮은 가격으로 월세를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대주택 운영비와 세금 등 관련 비용이 늘어나며 사업 수지는 악화하고 있다.

SH에 따르면 작년 기준 임대주택 수선유지비 등 공공임대주택 운영비용은 2천749억원이며 임대료 수입은 1천531억원으로 1천218억원 적자가 났다.

2012년 1천269억원이었던 운영비용은 10년 새 117% 올랐다.

보유세는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697억원으로 641% 증가했다.

SH는 지방세특례제한법 제정 이후 보유세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은 2011년 이전에는 지방공사의 목적사업으로 재산세 면제를 받았지만, 2011년 지방세특례제한법 제정 이후 지방세 감면율이 점차 축소됐다.

SH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유형과 임대료를 결정하는 권한을 강화해 공공임대주택 운영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토지 개발 지원을 확대해 고품질 공공임대 주택 공급과 관리에 재투자한다.

다만 SH에 따르면 올해 임대료를 5% 인상해 얻은 이익은 62억원가량에 불과해 적자를 크게 개선하기는 힘들다.

SH는 결국 세 부담 완화가 핵심이라며 세제 혜택이나 상응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헌동 사장은 "SH가 부동산투기를 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시세의 30∼40% 수준 임대료를 받으며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을 주는데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기여가 큰 공공임대주택에 보다 많은 주거 취약계층이 거주할 수 있도록 보유세 면제나 그에 상응하는 정부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