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사 참여 늘려야" vs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심사 필요"
광주 비엔날레 전시관 국제설계공모 심사위원 구성 '난항'
광주시가 '세계적 랜드마크'를 목표로 건립 추진 중인 비엔날레 전시관 국제 설계 공모 심사위원 구성이 쉽지 않다.

지역 업계 안팎에서 광주에서 활동하는 인사를 심사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지역 안배보다는 전문성, 공신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고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건립 국제설계 공모를 위한 심사위원회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공모 운영을 수탁한 한국 건축가협회는 7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구상했으나 지역 인사들이 배제됐다는 반발에 부닥쳤다.

심사위원회 구성을 맡은 운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국 지역 인사 2명을 더해 모두 9명으로 심사위원회를 꾸릴 공산이 커졌다.

광주시 설계 공모 운영 지침은 심사위원 가운데 관외 인사를 40% 이상으로 채우도록 했다.

역설적으로 심사위원 중 관내 인사 비중을 60%까지 늘릴 수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 보기 어려운 지역 내외 인사 구분이다.

얼핏 관내 인사 비중이 너무 큰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지역 심사위원 일색이었던 관행을 개선하고자 외부 인사 비중을 명문화한 것이다.

최근 진행된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설계 공모 과정에서는 '관내의 범위'를 광주로만 할지, 전남까지 포함할지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남을 관외로 분류하면 규정상 60%까지 차지할 수 있는 광주에 전남까지 더해져 활동권이 겹치는 광주·전남 인사로만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이론상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지역 실정을 잘 반영하고, 공사 과정에서 지역 업체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첫 단계로 관내 인사들의 심사위원회에서 비중이 커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함인선 총괄 건축가를 중심으로 한 광주시 입장은 다르다.

심사위원 면면이 응모 여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점을 고려하고, 세계적 수준의 설계가 몰려드는 '흥행'을 위해서는 지역과 무관하게 공신력을 보장할 수 있는 인사들을 선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함인선 광주시 총괄 건축가는 "최근 3년간 국내에서 추진된 국제 공모 16건 중 14건이 심사위원 7인 이하이고 지역 심사위원이 1명이라도 포함된 경우는 단 3건"이라며 "실력은 있되 규모가 작은 사무소가 등용할 수 있는 기회가 설계 공모를 통한 공공건축이고, 이를 위해서는 오로지 설계안만으로 경쟁하는 공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외 심사위원 비율을 높이자는 것은 그들의 심미안이 더 나아서도, 지역 건축 수준을 무시해서도 아니다"며 "소위 영업력 없는 건축인들도 도전할 용기를 갖게 하려면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심사위원 명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광주 비엔날레전시관은 북구 매곡동 현 비엔날레 전시관 주차장 부지에 1천182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만2천276㎡(전시관 2만2천776㎡, 주차 면적 9천500㎡), 지상 3층 규모로 2027년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