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⑧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잇꽃' 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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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피부세포 증식·골절 회복 등 효능…신부 볼에 찍던 연지도 홍화로 만들어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9월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노모를 모시고 사는 효성 지극한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노모가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넘어지면서 돌에 부딪히는 바람에 다리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아들은 사방을 수소문해 효능 좋다는 약을 지어다가 노모에게 드렸으나 부러진 다리는 도통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 어머니 병이 낫지 않는다고 생각한 아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간절히 기도를 드렸으나 노모의 부상은 더욱 악화할 뿐이었다.
이에 아들은 너무 상심해 눈물만 흘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일더니 구름이 몰려오고 앞을 분간하기 힘든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후 비가 그치며 하늘이 다시 맑아지더니 동쪽 하늘에 찬란한 무지개가 걸렸다.
그리고 무지개를 타고 아리따운 선녀가 내려와 시름에 잠긴 아들에게 왔다.
선녀는 "당신이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드린 응답이랍니다.
씨앗을 곱게 갈아 달여 어머니께 드리세요"라며 꽃씨를 건넸다.
아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꽃 이름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선녀는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고 해서 잇꽃이라고 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들은 선녀 말을 따라 노모에게 처방하자 신기하게도 부러진 뼈가 다시 붙었다.
남은 꽃씨는 이듬해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이후 잇꽃은 뼈가 부러진 데 치료 약으로 널리 쓰였다.
위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잇꽃은 흔히 홍화라고 부르는 국화과에 속하는 꽃이다.
두해살이 풀로 키는 1m 정도 자라며 꽃은 7∼8월에 붉은빛 도는 노란색으로 피고 열매는 9월에 흰색으로 익는다.
홍화꽃이나 씨를 말린 것을 약재로 쓰는 데 생약명은 각각 홍화(紅花), 홍화자(紅花子)라 한다.
봄에 나는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한다.
꽃에는 수용성의 황색 색소와 카타민이라는 불용성 적색 색소가 있어 과거 옷감 등을 물들이는 염료로 사용했다.
이처럼 홍화는 예로부터 염료뿐 아니라 약용으로 사용했는데 특히 씨는 칼슘이 많아 뼈와 관절에 좋다고 알려졌다.
경남 산청지역에도 다리가 부러진 증상에 홍화를 다른 재료와 고아 먹으니 병원에서 몇 달 간다던 것이 일찍 나았다는 사례가 많이 전해진다.
조선시대 의서 '본초정화'나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을 보면 어혈(瘀血)을 풀면서 동시에 보혈하는 효능이 있어 혈액질환이나 심혈관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밖에 타박상에 의한 통증이나 피멍 제거, 종기 등에도 자주 사용됐다.
오늘날 홍화씨에 리놀레산을 비롯한 다량의 불포화지방산과 토코페롤 및 식물성 스테롤 성분 등이 함유돼 항암, 항산화, 항염증, 피부세포 증식 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골절 회복 촉진, 골다공증 및 골 손실 억제, 지질대사 개선 등에 효능이 있다.
국내 홍화 재배 규모는 2018년 기준 55㏊ 수준으로 따뜻한 기후의 남쪽 지방이 재배에 유리하다.
산청에서는 금서면 일대에서 주로 홍화를 재배하고 있으며 현재 15만9천441㎡에서 매년 8천500㎏가량을 생산 중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전통 혼례에서 신부의 볼에 찍는 붉은 점인 연지가 바로 홍화꽃으로 만들었다"며 "홍화원 등 지역업체에서 씨기름, 씨환, 볶음씨 등 홍화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9월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 옛날 깊은 산골짜기에 노모를 모시고 사는 효성 지극한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노모가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넘어지면서 돌에 부딪히는 바람에 다리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아들은 사방을 수소문해 효능 좋다는 약을 지어다가 노모에게 드렸으나 부러진 다리는 도통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 어머니 병이 낫지 않는다고 생각한 아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간절히 기도를 드렸으나 노모의 부상은 더욱 악화할 뿐이었다.
이에 아들은 너무 상심해 눈물만 흘리고 있을 때 갑자기 한 줄기 바람이 일더니 구름이 몰려오고 앞을 분간하기 힘든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후 비가 그치며 하늘이 다시 맑아지더니 동쪽 하늘에 찬란한 무지개가 걸렸다.
그리고 무지개를 타고 아리따운 선녀가 내려와 시름에 잠긴 아들에게 왔다.
선녀는 "당신이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드린 응답이랍니다.
씨앗을 곱게 갈아 달여 어머니께 드리세요"라며 꽃씨를 건넸다.
아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꽃 이름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선녀는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고 해서 잇꽃이라고 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아들은 선녀 말을 따라 노모에게 처방하자 신기하게도 부러진 뼈가 다시 붙었다.
남은 꽃씨는 이듬해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주었고 이후 잇꽃은 뼈가 부러진 데 치료 약으로 널리 쓰였다.
위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잇꽃은 흔히 홍화라고 부르는 국화과에 속하는 꽃이다.
두해살이 풀로 키는 1m 정도 자라며 꽃은 7∼8월에 붉은빛 도는 노란색으로 피고 열매는 9월에 흰색으로 익는다.
홍화꽃이나 씨를 말린 것을 약재로 쓰는 데 생약명은 각각 홍화(紅花), 홍화자(紅花子)라 한다.
봄에 나는 어린잎을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한다.
꽃에는 수용성의 황색 색소와 카타민이라는 불용성 적색 색소가 있어 과거 옷감 등을 물들이는 염료로 사용했다.
이처럼 홍화는 예로부터 염료뿐 아니라 약용으로 사용했는데 특히 씨는 칼슘이 많아 뼈와 관절에 좋다고 알려졌다.
경남 산청지역에도 다리가 부러진 증상에 홍화를 다른 재료와 고아 먹으니 병원에서 몇 달 간다던 것이 일찍 나았다는 사례가 많이 전해진다.
조선시대 의서 '본초정화'나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을 보면 어혈(瘀血)을 풀면서 동시에 보혈하는 효능이 있어 혈액질환이나 심혈관질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밖에 타박상에 의한 통증이나 피멍 제거, 종기 등에도 자주 사용됐다.
오늘날 홍화씨에 리놀레산을 비롯한 다량의 불포화지방산과 토코페롤 및 식물성 스테롤 성분 등이 함유돼 항암, 항산화, 항염증, 피부세포 증식 등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골절 회복 촉진, 골다공증 및 골 손실 억제, 지질대사 개선 등에 효능이 있다.
국내 홍화 재배 규모는 2018년 기준 55㏊ 수준으로 따뜻한 기후의 남쪽 지방이 재배에 유리하다.
산청에서는 금서면 일대에서 주로 홍화를 재배하고 있으며 현재 15만9천441㎡에서 매년 8천500㎏가량을 생산 중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전통 혼례에서 신부의 볼에 찍는 붉은 점인 연지가 바로 홍화꽃으로 만들었다"며 "홍화원 등 지역업체에서 씨기름, 씨환, 볶음씨 등 홍화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