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약 펜타닐 대유행, 중남미가 도와야"
멕시코 대통령이 치명적 마약 '펜타닐' 퇴치에 안간힘을 쓰는 미국을 중남미 국가들이 도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10일(현지시간) EFE통신과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중남미·카리브 마약 회의에서 "미국은 (펜타닐) 대유행에 직면해 있다"며 "중남미 국가는 도덕적 의무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펜타닐과의 싸움에서 미국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 억제와 총기 밀매 근절을 위해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멕시코는 무조건적인 처벌보다는 소비 억제를 통한 해결이라는 자국 정책을 중남미 각국도 수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펜타닐로 인해 (미국에서) 매년 수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과 등을 돌리고 있어선 안 된다"며 "서로의 입장 차이는 있지만, 주된 인권인 생명권을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의제의 핵심은 펜타닐이라는 특정 마약 물질에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펜타닐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 똑같이 해로운 더 나쁜 다른 마약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체 투자 및 국제사회 협조를 통해 시골 마을에서 코카 잎이나 양귀비 대신 커피, 콩, 옥수수 같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역시 "과거의 실패한 담화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른 통합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 마약을 보건 문제가 아닌 군사적 문제로 여기는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잘못된 이름의 피비린내 나는 행위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두 나라 정상을 비롯한 15개국 대표단은 7∼9일 회의를 통해 마약 수요 억제와 초국가적 조직범죄 차단 등에 한목소리를 내기 위한 연합체 구성에 합의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