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러 겨냥 "외교적 승리라 생각 안 해"
니제르 군부의 철군 압박엔 "바줌 대통령 요청 있을 때만"
마크롱 "G20, 우크라전 외교적 진전 기대할 수 있는 곳 아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이 빠진 것과 관련해 10일(현지시간) "G20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외교적 진전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공동성명에 불만을 표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G20은 정치적 토론을 위한 포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앞서 G20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이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명시적으로 연결 짓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이는 서방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보다 상당히 완화한 표현으로, 러시아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G20은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G20 의제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뒤덮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G20 공동성명이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G20은 러시아의 고립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며 "G20 회원국 다수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 파장을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니제르 군부 정권과의 갈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니제르 군부의 프랑스군 철수 압박에 대한 물음에 "만약 군대를 재배치한다면,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요청이 있을 때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니제르 군부가 이날 "프랑스가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함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서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군대를 배치했다"고 비난한 데에는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채 "우리는 그들의 그 어떤 정당성도 인정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