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에도 폭우 내려 산사태·침수 피해 이어져
홍콩 폭우로 190억 고급주택도 산사태 위험에 대피
홍콩에 7일부터 내린 폭우 여파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해안가 일부 고급주택 주민들도 집이 무너질 위험으로 대피했다.

10일 명보 등 홍콩언론에 따르면 홍콩 탐타이 지역 해안가 고지대에 위치한 고급주택 단지 레드힐 페닌술라 72호 주택의 거주자들이 이날 오전 산사태 위험에 따른 당국의 대피령에 피신했다.

앞서 폭우로 레드힐 페닌술라의 해안가를 따라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주택단지 내 최소 세 채가 피해를 입었다.

이날 홍콩 건축국 등 관련 부처들은 이 주택 단지에 대해 현장 점검을 펼친 후 특히 72호가 불안정한 지반으로 즉각적인 위험에 처해있다며 경찰에 거주자 소개를 요청했다.

당국은 70호와 74호 주택은 외관상으로는 구조적 위험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이들 집도 바다 쪽 경사면의 산사태에 따라 추가 점검을 위해 야외 수영장과 정원을 폐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레드힐 페닌술라에는 많은 유명인과 기업인들이 거주하며, 단지 내 약 291㎡ 면적 단독주택은 최근 몇 년간 최고 1억1천200만 홍콩달러(약 191억원)에 거래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앞서 홍콩에는 7일 밤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 158.1㎜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같은 시간당 강우량은 기록이 남아있는 1884년 이후 최후 최대 규모다.

홍콩 당국은 7일 오후부터 8일까지 24시간 동안 1년 치 강우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총 600㎜ 이상의 비가 홍콩 많은 지역에 쏟아졌다고 밝혔다.

1995∼2014년 홍콩의 연간 평균 강우량은 2천456㎜이다.

이로 인해 최고 등급 폭우 경보인 흑색 경보가 역대 최장인 16시간 넘게 유지됐다.

기습적인 폭우로 홍콩 곳곳에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0일 오전에도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홍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는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9시까지 2단계 폭우 경보인 황색경보가 발령됐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앞선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웡타이신 지역은 이날 오전 또다시 침수됐다.

또 소셜미디어에는 타이탐 로드 등 일부 도로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올라왔고, 피크 지역 등에서는 산사태 신고가 접수됐다.

홍콩 천문대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홍콩 남부 지역에서 발달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