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종료 후 연락두절 20.2%…자립수당 가족이 유용하는 사례도
"심리·정서지원 확대해야…지원인력 확충·처우 개선 필요"
자립준비청년 지원 전담인력 늘었지만, 한 사람이 71명 담당
보육원 등 보호시설을 떠나 자립하는 '자립준비 청년' 5명 중 1명은 지자체 지원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준비 청년은 모두 1만명이 넘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인력은 크게 부족했다.

10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한 자립:자립지원 전담기관 운영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자립준비청년은 1만1천403명으로 집계됐다.

광역 시도는 자립지원 전담기관을 통해 자립준비 청년을 지원하고 있는데, 자립지원 전담인력은 161명이었다.

정원이 180명이었는데 19명을 충원하지 못해 충원율이 89.4%였다.

전담인력 수는 작년 9월 90명이었던 것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지만, 여전히 1인당 71명의 청년들을 담당하는 셈이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전남은 1명당 136.8명, 강원도 1인당 담당 청년이 94.6명이나 됐다.

반면 광주(37.9명), 인천(48.7명), 대구(50.8명), 대전(51.2명)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은 원칙적으로 만 18세가 되면 보호조치가 종료되지만 만 25세까지 보호연장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 청년을 5년간 지원한다.

자립정착금, 자립수당(월 40만원), 주거 지원, 의료비 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 공제, 취업 지원, 정신건강 지원 등이 대표적인 지원책이다.

시도 자립지원 전담기관은 1년에 1회 이상 자립준비 청년에게 연락해 진학, 소득, 주거, 기초생활수급여부, 자립정착금 수령 여부 등을 점검하는데, 연락이 두절된 사례가 2021년을 기준으로 20.2%에 달했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전담인력 늘었지만, 한 사람이 71명 담당
2018년 33.3%, 2019년 26.3%, 2020년 23.1%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5명당 1명은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다.

지자체는 자립준비 청년에게 정착금을 일시불로 지급하는데, 정부는 지급액으로 1천만원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정착금액은 서울, 대전, 경기, 제주는 1천500만원이었고, 나머지 지자체는 1천만원이었다.

보고서는 "자립준비 청년들이 자립을 위해 취업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정부의 취업지원제도는 자립준비 청년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서는 건강한 정신과 마음이 전제돼야 하는데, 일상적인 우울과 무기력에 시달리는 청년이 많았고 이에 대한 지원 제도는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2022년 시설퇴소 청년 생활실태조사 보고서(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아동시설 퇴소 청년의 51.5%가 '매사에 흥미나 즐거움이 거의 없다'고 답했고, 47.8%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걱정을 너무 많이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현장 조사를 통해 자립준비 청년 당사자나 자립지원 전담기관 종사자 등의 얘기를 직접 듣고 작성됐다.

보고서는 정부의 자립수당 등이 청년의 가족에 의해 유용되는 경우가 확인됐으며 '가족'이라는 안전망이 부재한 청년들의 경우 일터에서 성적 안전에 위협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총 10회 상담해주는 '청년마음건강 지원사업'의 횟수를 확대해 심리·정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락두절률을 낮추기 위해 청년을 직접 대상으로 한 교육을 반드시 실시해야 하며, 자립지원 전담인력의 처우를 높여 지속적인 근무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전담인력 늘었지만, 한 사람이 71명 담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