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을 기록하는 등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은 오히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부모는 물론 조부모, 친척까지 아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까닭에 고급 유아용품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출생에도 몸집 키우는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요 백화점이 잇달아 프리미엄 아동 제품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VIB(very important baby)’ ‘텐포켓’(아이 한 명에 10개의 주머니가 열린다는 뜻)이란 용어가 일상화할 정도로 관련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2조4000억원대이던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지난달 15일까지 프리미엄 아동 제품 매출 신장률은 현대백화점이 33.5%(전년 동기 대비), 롯데백화점이 25%에 달했다.

프리미엄 아동용품 편집숍도 늘고 있다. 더현대서울 등은 아동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쁘띠따쁘띠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수입 브랜드 시장도 뜨겁다. 신세계백화점의 수입아동 제품 연도별 매출 신장률은 3년 연속 확대됐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등 대형 점포 중심으로 수입 아동 제품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동탄점 잠실점 등에 마리떼앙팡을 유통사 최초로 입점시켰다.

소비자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제품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유모차·스트롤러 시장이 대표적이다. 유모차뿐 아니라 내부에 넣고 바꿀 수 있는 매트, 패브릭 유형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유아용 가구·생활용품 브랜드인 꿈비는 지난해 유아 및 아동용 듀얼팬 아이스쿨시트, 트리플팬 에어쿨매트 등을 출시했다. 유모차, 아기침대 내부에 둬 에어컨 바람 없이도 몸의 열감을 식힐 수 있다. 박영건 꿈비 대표는 “아이들이 여름에 유모차에서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쿨매트 제품 등을 출시해 반응이 좋다”고 했다. 네덜란드 프리미엄 스트롤러 브랜드 부가부는 오는 14~17일 프리미엄베이비페어를 열어 시장 변화를 보여주는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각종 화학성분과 접촉하는 것을 막는 유기농·친환경 프리미엄 제품 수요는 고공행진 중이다. 조용문 바베파파 대표는 “유기농 성분이 많이 들어간 세제 등 레드루트 라인이 인기”라며 “친환경 상품 수요에 힘입어 올해 말엔 아이용 유기농 레드루트 화장품 라인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