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실내·CMF 디자이너, "빅데이터 분석해 공간의 가치 재창조"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위해 테일게이트부터 디자인해

현대자동차가 신형 싼타페 개발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을 초청해 디자인 논란을 불식시켰다. 지난 5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찾은 김충은 현대외장디자인 1팀 책임연구원, 김사국 현대내장디자인 1팀 책임연구원, 이청 현대CMF(Color Material Finish)팀 책임연구원은 하나 같이 "신형 싼타페가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라며 "빅데이터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고민 끝에 내놓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싼타페는 대담한 외관과 공간에 대한 배려로 가득한 실내 디자인을 담았다. 여기에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 중 하나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응용한 디테일을 추가해 현대차의 일원임을 알린다. 외관 전면부는 H자형 헤드램프로 정체성을 알린다. 이와 함께 공력성능을 높이는 단순한 면 처리와 액티브 셔터 그릴을 추가해 0.294 Cd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 김충은 연구원은 "SUV의 강렬한 디자인을 위해 후드를 높게 설정하고 볼륨감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풍동 실험 등의 다양한 디자인 실험을 거치면서 각진 디자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공력성능을 확보하는 데에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측면은 각진 디자인을 앞세워 SUV의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각진 펜더와 대조를 이루는 원형의 휠하우스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충은 연구원은 "디자인 과정에서 원했던 싼타페의 원래 이미지는 양산 제품보다 훨씬 강인했었다"며 "하지만 공기저항을 줄이거나 기능성을 모두 유지하기 위해 지금의 형태가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C필러에서 지붕 접근성을 높이는 히든 타입 어시스트 핸들에 대한 고민도 들을 수 있었다. 이 품목은 간이 손잡이 역할을 해 루프박스, 루프탑 텐트 이용 편의성을 높여준다. 그는 "200㎏까지 버틸 수 있는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실내 공간이 좁아지는 걸 최대한 줄여야 했다"며 "디자인적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마감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참고로 히든 타입 어시스트 핸들은 캘리그라피 트림이 회색을, 일반 트림은 검정색을 칠해 차별화한다. 이밖에 역삼각형 그릴 패턴과 하이그로시 가니쉬, 빨래판 모양의 스키드 플레이트도 캘리그라피의 차별화 요소다.

싼타페 디자인 중 가장 논란이 됐던 테일램프에 대한 해명(?)도 이뤄졌다. 그는 "테일램프의 형태와 위치를 다양하게 검토한 결과 가장 인상적인 디자인 안을 채택하게 됐다"며 "독특하고 새로워 보일뿐만 아니라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을 만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싼타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테일게이트다. 설계의 시작점이자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도심에서 아웃도어로 확장시킬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김충은 연구원은 "테일게이트가 차체 모서리까지 열리는 차는 처음 디자인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도전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싼타페의 테일게이트는 차체 후면에서 개방되는 부분을 극대화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길게 여닫히는 구조의 불편을 줄이는 데에도 노력했다. 경첩을 최대한 앞으로 밀어 옆에서 봤을 때 'ㄱ'자 형태가 되도록 설계했으며, 리프트는 차체에 최대한 붙여 테일게이트를 열었을 때 거슬리는 부분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트렁크는 테라스처럼 넓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신형 싼타페는 테일게이트를 기반으로 공간을 강조한다. 심미성보다 정통 SUV의 수직, 수평적 스타일을 통해 기능성에 집중한 것. 절제돼 있으면서도 필요한 공간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는 의미다. 특히 컵홀더는 총 10개에 이른다. 2ℓ급 병이 들어가는 보틀 홀더도 각 도어 마다 배치했다. 승차 인원보다 컵홀더가 많은 이유는 생수병과 커피컵을 동시에 꽂을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이는 데에 있다. 이밖에 새 싼타페는 앞뒤 2방향으로 여닫을 수 있는 센터 콘솔 암레스트와 서랍 등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물론, 실내 디자인 과정에서 제한도 있었다.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공용화로 인해 새로운 대시보드 디자인을 연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 칼럼식 전자 기어 레버도 마찬가지다. 시스템 공용화는 현대차그룹 외에 주요 완성차 회사들의 흐름이다.

현대차, "싼타페는 사용자 중심에 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제품 완성도의 기준점으로 꼽히는 마감 처리는 자연에 가까운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주력했다. 이청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안락한 공간을 연출하는 데 힘썼다"며 "공원의 나무, 비 온 후의 하늘 등 자연의 빛에서 영감을 얻은 색감과 수공예적 감성을 살린 마감 기법 등을 통해 싼타페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