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1호기(왼쪽)와 2호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신한울2호기 운영 허가안을 의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1호기(왼쪽)와 2호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신한울2호기 운영 허가안을 의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7일 운영 허가안을 승인하면서 신한울2호기는 현 정부 들어 첫 번째 운영 허가를 받은 원전이 됐다. 2010년 4월 착공한 지 13년5개월 만에, 2014년 12월 운영 허가를 신청한 지 8년9개월 만에 ‘안전’을 인정받은 셈이다. 국내 원전 역사상 최장기간이다. 그만큼 신한울2호기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비운의 원전으로 꼽힌다.

당초 신한울2호기는 2015년 수립된 7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18년에는 운영 허가를 받은 뒤 2019년 초부터 상업 가동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2018년 이미 공정률이 99.6%에 달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2016년 일어난 경북 경주 지진을 이유로 지진에 대한 위험성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완공 시점을 연기했다. 2017년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울2호기가 41건의 지진 조치를 완료한 2020년 8월 이후에도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실제 지난 정부 시기 원전 운영 허가 신청 후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박근혜 정부 시기 승인된 신월성2호기와 새울1호기는 각각 3년11개월, 4년4개월 걸렸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승인된 새울2호기와 신한울1호기는 각각 7년8개월, 7년3개월 소요됐다. 무려 9년 가까이 걸린 신한울2호기 또한 사실상 지난 정부에서 일정을 미룬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운영 허가에 걸리는 시간은 과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날 원안위 전체회의에서도 진통이 없지 않았다. 신한울2호기와 운영 조건이 동일한 1호기가 2년여 전인 2021년 7월 이미 운영 허가를 받았음에도 지난 정부에서 위촉된 김호철 원안위원이 안전성 검증이 미흡하다며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인 김 위원은 최대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21년 신한울1호기 운영 허가 의결 당시에도 ‘안전성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반대를 명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김 위원이 끝까지 반대했지만 김 위원의 지적 사항이 신한울2호기 안전성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해 통과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2호기는 내년 상반기에야 당초 계획보다 5년 늦은 ‘지각 가동’에 들어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곧바로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달 연료를 장전한 뒤 시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신한울2호기 덕분에 2030년까지 한국이 전력 부문에서 줄여야 할 탄소배출량 중 약 7%에 달하는 900만t을 줄일 수 있다”며 “현재 평균 전력 도매가격이 킬로와트시(㎾h)당 153원이지만 원전은 68원이기 때문에 한전의 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한신/김진원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