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호 수심 5∼6m 아래에 빈산소수괴 광범위 퍼져"
만경·동진수역 11곳 조사…용존산소 '무산소층'도 관찰
검은 퇴적토에서는 악취…"해수량 확대가 수질 개선 해법"
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호 수질오염 심각…해수량 확대해야"
천문학적 예산 투입에도 새만금호 수질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환경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조사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호 수심 5∼6m 아래에는 빈산소수괴(데드존)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조사단은 지난달 14일 새만금호 만경·동진 수역 11곳의 수심별 용존산소와 염분을 측정해 이러한 결괏값을 얻었다.

조사 결과 만경·동진 수역 표층수 수질은 비교적 양호했으나 수심 5∼6m 아래 용존산소는 평균 3.5㎎/ℓ를 밑돌았다.

사실상 무산소층인 용존산소 1㎎/ℓ 수준의 수역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용존산소 4∼5㎎/ℓ 이하의 수생태계에서는 정상적인 생물 대부분이 자라지 못하고 폐사한다.

조사단은 펄을 채취하는 기구인 채니기로 물속 퇴적토를 떠 올려 맨눈으로 오염 상태를 재차 관찰했다.

검은빛에 악취까지 난 퇴적토에서는 실지렁이류와 종밋(작은 패류) 한두 개체만 발견됐다.

일부 펄에서는 오래전 폐사한 것으로 보이는 5∼6㎜ 크기 바지락 종패가 딸려 나오기도 했다.

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호 수질오염 심각…해수량 확대해야"
조사단은 새만금호에 광범위하게 낀 녹조를 근거로 그간 해수 유입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0년 이후 낮과 밤에 각각 1차례씩 방조제 수문을 열어 해수를 유통했으나 2014년 8월 선박 전복 사고가 발생하자 낮에만 수문을 개방했다.

이후 새만금호 수질이 급속도로 악화하자 2020년 담수화를 사실상 포기하고 야간 해수유통을 재개했지만, 호수 밑바닥은 여전히 썩은 상태라는 게 조사단 분석이다.

조사단은 "표층수의 녹조, 저층의 썩은 퇴적토와 악취, 빈산소수괴에 의한 생물 미관찰 등 새만금호 관리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매립토 확보 명분으로 이뤄지는 준설은 수심을 깊게 만들어 산소가 부족한 수역을 더 확대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관리 수위 조절은 호수를 썩게 만들고 수산자원을 고갈시키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해수량 확대만이 새만금호 수질과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