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경남대 명예교수 언론정보학회 심포지엄서 주장
"조선시대 조보는 세계 최초 활자인쇄 신문"
조선시대 일간신문으로 추정되는 조보(朝報)가 세계 최초의 활자인쇄 신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주 경남대 영상미디어학과 명예교수는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국제학술심포지엄 '16~17세기 인쇄미디어의 역사: 독일, 중국,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의 발제문에 따르면 조보는 국왕의 명령과 지시, 유생과 관료들의 건의, 관리들에 대한 인사행정, 자연계 및 사회에서 발생한 특이한 현상 등을 담은 신문이다.

신문의 편집기능을 살려 첫 장에는 왕실과 육조(六曹) 등을 구분해 당일 일어나는 소식을 전했다.

크기는 가로 40㎝, 세로 29㎝로 타블로이드 판형이었다.

한 면의 행수가 좌우 각각 11행이며 1행에는 21~22자가 들어갔다.

분량은 2장가량 됐다.

각 면의 중앙 행간에는 발행날짜가 명기돼 있다.

신문은 주간보다 자주 발행되었으며 23일 자와 24일 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일간신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577년(선조 10년) 8월, 서울의 민간업자들이 "생계의 밑천으로 삼고자"(賣以資生) 의정부와 사헌부의 허가를 얻어 조보를 발행해 각 관청 등에 판매했다.

신문은 인기리에 판매됐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 신문을 우연히 본 선조가 '국가기밀을 누설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그해 11월27일 폐간 조치했기 때문이다.

약 넉 달 정도만 발행된 셈이다.

김 교수는 "민간인쇄조보는 선조의 탄압정책으로 대략 3~4개월 만에 폐간되는 비운을 맛보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민간인이 발행하고, 활판 인쇄술을 세계 최초로 활용해 발행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활판인쇄 상업 일간신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일간 신문은 1650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발행된 '아인코멘데 차이퉁겐'(Einkommende Zeitungen)으로 알려졌다.

조보는 이보다 발간이 70여년 앞선다.

이 밖에도 크리스토프 레스케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교수가 '16~17세기 독일의 뉴스 정기 간행물의 역사와 의의'를 주제로, 아이홍홍 중국 전매대 교수가 '16~17세기 중국의 뉴스 출판 역사와 의의'를 주제로, 이윤복 박사가 '16~17세기 일본의 인쇄 뉴스매체 문화-가와라반(瓦版)의 출현과 그 특징'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번 대회를 공동 주관한 영천역사박물관의 천진기 관장은 환영사에서 "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민간인쇄조보가 '세계 최초 활자조판 방식의 상업용 일간신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국제적으로 확인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