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중 감독 "정소민 코믹 연기, 은퇴작인가 싶을 정도로 열연"
영화 '30일' 강하늘 "이렇게까지 찌질한 캐릭터일 줄이야"
"누구나 찌질한 면이 있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찌질해야 하나 생각도 들었어요.

하하."
영화 '30일'의 주연 배우 강하늘은 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캐릭터를 연구하던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30일'은 서로를 견디다 못해 이혼하게 된 젊은 부부가 교통사고로 동시에 기억을 잃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강하늘은 지성과 외모는 갖췄지만, 찌질한 성격의 남편 '정열' 역을 맡았다.

강하늘은 앞서 코믹 연기를 선보였던 '스물'(2015), '청년경찰'(2017), '동백꽃 필 무렵'(2019) 등에서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30일'을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남대중 감독은 "강하늘은 우리나라에서 멋짐과 찌질함을 호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열의 아내 '나라'는 정소민이 연기했다.

강하늘과 정소민은 '스물'을 통해서도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강하늘은 "시나리오를 읽고서 어떤 분이 나라를 맡을까 생각했는데, 소민 씨가 한다고 해 '이건 됐다, 편하게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정소민 역시 "편안하고 든든했다.

(촬영 기간) 서로 부정적인 반응이 없었다"면서 "의견도 많이 내면서 신나게 촬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똑똑하고 커리어가 탄탄하지만, 약간의 '똘끼'(생각과 행동이 모자란 데가 있는 성격)가 있는 캐릭터"라고 나라 역을 소개했다.

영화 '30일' 강하늘 "이렇게까지 찌질한 캐릭터일 줄이야"
남 감독은 몸을 사리지 않고 코믹 연기를 한 정소민을 두고 "은퇴작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연기해줘서 고마웠다"며 웃었다.

이어 "두 배우 모두 (단순히) 망가져서 우스꽝스러운 게 아니라 다양한 표정 연기로 서로를 열받게 하는 '연기 배틀'을 했다"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현장에서 보여줘 시나리오보다 더 재밌게 나왔다"고 말했다.

'30일'은 이번 추석 연휴 쏟아져나오는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9월 21일), '거미집'·'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47 보스톤'(9월 27일) 등 4편이 '30일'보다 먼저 개봉한다.

이 가운데 '1947 보스톤'을 제외한 3편이 '30일'과 같은 코미디 장르인 만큼 경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남 감독은 이에 대해 "'30일'은 불편한 코미디가 아니라 연인이 보기에도, 가족이 함께 보기에도 좋은 영화"라면서 "기억, 사랑, 이별 등 가족끼리 얘기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강하늘은 "개봉하기 좋은 시기인 것 같다"며 "정열과 나라의 관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기 때문에 관객들 역시 가족을 떠올릴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30일' 강하늘 "이렇게까지 찌질한 캐릭터일 줄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