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재공천 여부 놓고도 "文정권 권력형 비리 폭로" 옹호 속 "멀리 총선 봐야" 신중론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10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하면서 당내에서 "충분히 해 볼만하다"며 동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기류다.
지도부가 7일 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예비후보들에 대해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과 맞붙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민주당이 강서구와 전혀 무관한 분을 좀 어이없게 전략공천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강서구민들의 심판 여론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김 전 구청장 재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YTN라디오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정정당당하게 공천해서 강서구민의 판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김 전 구청장에 대해 "개인 비리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폭로함으로써 정의의 결과를 만든 사람"이라며 "그것이 비록 (보궐)선거를 만들었다 해도 특별사면을 통해 상당한 정치적 고려를 받았기 때문에 공천에서 정당한 판단을 받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가장 정직하고 정확한 당의 방침이 아닐까 본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을에서 3선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진교훈 후보를 전략공천해서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구청장과) 억지춘향식 '검·경 프레임'을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 후보들이 다 수용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식으로 후보를 선정해주면 이번 선거는 충분히 해 볼 만한 선거"라고 강조했다.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김태우 전 구청장은 채널A '라디오 쇼 정치 시그널'에 출연, "강서구민들과 약속했던 것을 제가 1년밖에 못했던 아쉬움이 크다"며 "약속을 지키면 오히려 총선에 큰 도움이 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자신이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해 '보선 책임론'이 있다는 지적에는 "제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김 전 구청장 낙마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는데도 당헌·당규 취지를 거스르면서까지 후보를 내고, 특히 그 후보가 김 전 구청장이 되는 게 명분상 맞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총선 6개월 전 치러지는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으로서는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약자' 후보가 나온 건 맞지만, 우리가 보궐선거를 초래했기 때문에 길게 봐서 총선까지 생각하면 안 좋다고 생각한다"며 "강서구청장 공천 결정으로 (선거) 판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그 점을 경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